[스포츠서울 김대령 인턴기자] Sechs Kies. 독일어로 여섯 개의 수정이라는 뜻이다.


젝스키스는 그 이름처럼 한국 음악사에서 빛나는 보석이 됐다.


1997년 4월 15일 데뷔한 젝스키스가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단 몇 주도 걸리지 않았다. 데뷔곡 '학원별곡'으로 데뷔한 젝스키스는 후속곡으로 선보인 '사나이 가는 길(폼생폼사)'이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며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1집 활동을 마무리한 지 한 달 만에 발매한 2집의 타이틀곡 '기사도' 역시 큰 사랑을 받으며 톱 아이돌의 입지를 굳혔다. 1, 2집 활동을 통해 1997년 골든디스크, KBS 가요대상 본상, MBC 가요대전 가수상 등 여러 시상식을 휩쓸었다.


1998년 3집 '로드 파이터(Road Fighter)'에 이어 '커플'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3.5집 활동은 젝스키스의 가장 화려했던 시절을 이끌었다. 젝스키스 멤버들을 주연으로 내세운 영화 '세븐틴'의 수록곡들을 모은 이 3.5집은 정규 앨범보다 더 큰 인기를 끌며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명반으로 남아 있다.


그해 H.O.T.와 서울가요대상을 공동수상한 사실은 당시 가요계의 양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두 그룹은 가요계를 말 그대로 양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팬들 사이의 신경전도 불꽃 튀었다. 당시 젊은 층에서는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H.O.T.와 젝스키스를 비교하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암묵적인 금기일 정도였다.


'컴백(Com' Back)'과 '예감'으로 대표되는 4집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2000년 1월까지 활동한 젝스키스는 같은 해 5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체 소식을 전했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발표였기에 가요계는 충격에 빠졌다. 팬들은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해체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개척해나가기 시작했다. 은지원과 이재진, 강성훈은 솔로로 가수 활동을 이어갔고, 김재덕과 장수원은 그룹 'J-Walk'를 결성했다. 고지용은 연예계를 떠나 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로부터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젝스키스의 재결합을 외치는 이는 보기 힘들어졌다. 예능을 넘나들며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멤버가 있는 반면, 한 번도 연예계에 다시 모습을 비치지 않은 멤버도 있었다. 몇 멤버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러나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몰고 온 이른바 '토토가 광풍'은 젝스키스라는 이름이 다시 대중의 입에서 오르내리게 했다. 그리고 팬들의 열망은 여섯 수정을 다시 한 자리에 불러모았다.


연예계를 완전히 떠났던 고지용을 포함해 완전체를 결성해 '무한도전 토토가2-젝스키스' 편을 통해 다시 팬들 앞에 섰다. 성황리에 게릴라 공연을 마친 젝스키스는 일회성 복귀가 아닌 공식적인 재결합을 공식 선언했다. 본업이 있는 고지용을 제외한 다섯 멤버는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한 후 리메이크 앨범은 물론 신곡까지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기사 본문 요약]


[ 6명의 미소년 젝키가 그들의 매니저 김 씨의 아픔을 책임지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젝키는 지난번 괌 KAL기 참사 때 약혼녀를 잃은 김 씨에게 추모 콘서트를 열어주고 추모곡울 만들기로 했따. 또한 김 씨의 아픔을 달래주기 위해 '중매'에 발벗고 나선 것.


한편 젝키의 2집은 이윤상 박근태 마경식 한창호 등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신세대 작곡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전체 프로듀서는 녹음실 엔지니어 출신으로 탁월한 음감을 자랑하는 변성복 씨가 맡는다.


1집 CD의 케이스를 형광초록색으로 특이하게 꾸몄던 젝키는 이번에는 외형뿐만 아니라 속 내용까지 기상천외하게 만든다. 자세한 내용은 사정상 비밀이지만 수록곡이 16~20곡 정도로 가요CD 사상 최고로 많은 트랙을 담게 될 것이라고 한다.


젝키는 26일 출국, LA로 날아가 공연을 가진 뒤 다시 하와이로 가서 약 한 달간 2집의 녹음 및 뮤직비디오 촬영 그리고 안무 등을 완성한다. ]


각기 다른 매력으로 인기를 끈 젝스키스의 여섯 멤버들.


1998년 서울가요대상에서 공동수상한 H.O.T.와 젝스키스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해체 선언.


젝스키스는 전설로 남아있을 수 있었지만, 고대하는 팬들을 위해 재결합했다. 어렵게 재결합한 만큼 팬들에게 더 크게 보답하겠다는 각오로 신곡과 콘서트를 통해 팬들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젝스키스 데뷔 20주년 단독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열광시키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데뷔 후 젝스키스는 수많은 역사를 써내려갔다. 실질적인 활동 기간은 3년 남짓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들이 세운 탑은 더욱더 위대한 작품으로 느껴진다.


20세기 가요계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여섯 수정의 도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미 한국 가요계의 잊히지 않을 보석이 된 그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밝은 빛을 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daeryeong@sportsseoul.com


사진ㅣ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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