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2014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2014. 4.18. 샌프란시스코(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3년 만의 가을야구가 다가오고 있다. LA 다저스 류현진(30)이 포스트시즌 시험대로 평가 받았던 워싱턴 내셔널스와 경기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다소 떨어진 투구감각으로 풀카운트 승부가 많았으나 수준급 타자들을 상대로 굳건히 마운드를 지켰다. 포스트시즌 선발진 합류 8부 능선을 넘은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98개의 공을 던지며 4.2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2일 만의 마운드에 올라 제구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고, 아웃카운트 하나가 모자라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했으나 강팀을 상대로 경쟁력을 증명하기에는 충분했다. 워싱턴 에이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 선발 대결에서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단지 5회말 8번 타자 맷 위터스에게 11구, 9번 타자 스트라스버그에게 공 9개를 던진 게 옥의 티였다.

그래도 구위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1회부터 93마일(149.6km) 직구를 구사한 류현진은 컷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를 두루 활용했다. 워싱턴이 류현진에 맞서 우타자 8명을 배치시켰지만 류현진은 특유의 팔색조 투구로 실마리를 풀었다. 2회말 1사 1,2루 위기에서 마이클 테일러를 높은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맷 위터스에게는 낮게 떨어진 커브를 던져 내야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것은 물론 스트라이크존까지 넓게 사용하며 워싱턴 타자들의 시야를 흔들었다.

3회부터는 올시즌 신무기인 컷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우타자 몸쪽에 컷패스트볼을 구사해 히팅포인트를 최소화했다. 5회말 스트라스버그에 이어 트레아 터너에게도 볼넷을 범해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으나 지난 애리조나전에 보여준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는 ESPN 선데이나이트 베이스볼 경기에서 18.2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다저스는 선발투수들의 투구수를 관리하며 포스트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전날 선발 등판한 리치 힐(37)은 투구수 74개, 16일 선발투수 알렉스 우드(26)도 투구수 91개에서 경기를 마쳤다. 지구 우승이 확정적이기 때문에 선발투수들을 무리시키지 않고 10월 포스트시즌에서 100% 기량을 발휘하도록 계획을 짜 놓았다. 류현진이 4.2이닝 동안 98개의 공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지 분위기는 류현진에게 호의적이다. 오렐 허샤이져 해설자와 폭스스포츠 베테랑 기자 켄 로젠탈 모두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서 클레이턴 커쇼, 다르빗슈 유, 리치 힐, 그리고 류현진으로 선발진을 구상할 것이라 바라봤다. 불펜 경험이 있는 알렉스 우드와 긴 이닝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마에다 켄타가 두 번째 투수로 대기할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해 다저스는 워싱턴과 디비전시리즈에서 최종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커쇼를 마무리투수로 기용하는 총력전을 펼쳤고 이는 시카고 컵스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악재로 작용했다. 결국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수준급 선발투수 4명을 보유해야 한다. ‘빅게임 피처’ 류현진의 워싱턴전 무실점투구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이유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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