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44호포 최정 \'넘어 간다\'
2017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SK 최정이 3회말 1사 1,2루 좌중월 홈런을 날린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2017. 9. 13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정규시즌 막바지 순위경쟁 만큼이나 MVP 레이스도 치열하다. SK 최정(30), 롯데 손아섭(29), KIA 양현종(29)과 헥터 노에시(30)까지 대기록과 MVP 두 마리 토끼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지금까지 MVP 투표 성향을 고려하면 대기록 달성자가 곧 2017시즌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눈에 띄는 후보는 최정이다. 야구의 꽃이라 불리는 홈런 부문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며 2년 연속 홈런왕 자리를 예약했다. 17일까지 홈런 46개를 쏘아 올린 그는 홈런 부문 2위 한화 윌린 로사리오를 9개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더불어 KBO리그 역사상 3명(삼성 이승엽, 현대 심정수, 넥센 박병호) 뿐인 50홈런 클럽도 바라보고 있다. 시즌 종료까지 5경기가 남은 가운데 홈런 4개를 더하면 MVP는 확정적이다. 최근 페이스도 좋다. 8월에 홈런 2개에 그치며 주춤했으나 9월에 치른 13경기에서 홈런 8개를 몰아쳤다. 50홈런 달성이 만만치는 않지만 최정 특유의 몰아치기가 나온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

지금까지 50홈런을 친 선수가 MVP 수상에서 고배를 마신 경우는 세 번 있었다. 2003년 현대 심정수는 홈런 53개를 터뜨렸으나 홈런 56개로 당시 아시아신기록을 달성한 삼성 이승엽에게 밀렸다. 2014년 넥센 박병호는 홈런 52개를 쏘아 올렸지만 MVP는 팀 동료 서건창이 차지했다. 그해 서건창은 KBO리그 최초로 200안타를 돌파했다. 박병호는 2015년에도 홈런 53개를 기록했는데 KBO리그 통산 첫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NC 에릭 테임즈에게 밀려 MVP 수상에 실패했다. 과거 사례를 돌아보면 최정의 최대 경쟁자는 200안타에 도전하고 있는 롯데 손아섭이 될 수 있다. 최정이 50홈런, 손아섭이 200안타를 나란히 돌파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MVP 투표가 될 것이다.

[SS포토] 손아섭 \'득점 기회 만들었어\'
2017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4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렸다.롯데 손아섭이 6회초 1사1루 우중간 안타를 치고 있다. 2017. 7. 4 포항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185안타를 기록하고 있는 손아섭은 정규시즌 종착역까지 6경기를 남겨뒀다. 200안타를 위해선 산술적으로 매 경기 안타 2.5개 이상을 쳐야한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부담이 커진 탓인지 최근 6연속 경기 안타 행진도 17일 SK전에서 제동이 걸렸다. 결국 9월 타율 0.308을 얼마나 끌어 올리느냐가 관건이다. 3위까지 바라보고 있는 팀 상황을 고려하면 손아섭의 안타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직행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KIA 원투펀치 양현종과 헥터는 선발 20승에 2승만 남겨뒀다. KBO리그 통산 선발 20승 이상은 총 8번, 7명이 달성한 흔치 않은 기록이다. 그러나 선발 20승이 MVP를 보장하지는 않았다. 1983년 삼미 장명부를 시작으로 1985년 삼성 김시진과 김일융, 1995년 LG 이상훈, 2014년 넥센 앤디 밴헤켄까지 모두 MVP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물론 1984년 롯데 최동원과 1986, 1989, 1990년 해태 선동열 등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0승 이상을 달성한 투수들이 MVP를 수상했고 이후 2007년 두산 다니엘 리오스와 2016년 두산 더스틴 니퍼트가 선발 20승 이상을 거두며 MVP에 오른 적도 있다.

[SS포토]양현종, \'내 100승 기념구 내놔!\'
KIA 양현종이 1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NC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헥터가 기념구를 가져 가자 다시 빼앗고 있다. 양현종은 6이닝 1실점의 호투로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2017. 7. 12.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변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양현종과 헥터가 20승을 달성해도 이들을 올시즌 최고 선발투수라고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각각 방어율 3.61, 3.44로 이 부문 리그 6위와 5위에 머물러 있다. 헥터가 180.2이닝으로 이 부문 리그 2위에 있기 때문에 MVP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방어율을 크게 낮추지 않은 한 올해는 투수보다는 타자 MVP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선발 20승을 달성한 리오스와 밴헤켄 그리고 니퍼트 등은 모두 다승 만이 아닌 방어율에서도 리그 3위 내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한편 KIA 최형우는 빼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다시 2인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타율 0.355 26홈런 120타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타점 외 타이틀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최형우는 타율 0.376, 31홈런, 144타점으로 리그 최고 타자로 군림했으나 니퍼트에 밀려 MVP 수상에 실패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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