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프로
고진영이 갤러리가 가득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2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인천=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내년에도 디펜딩 챔피언의 부담감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던 고진영(23)의 바람이 현실이 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을 포기하고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타이틀 방어에 나선 고진영이 내년에도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고진영은 17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하늘코스(파71·651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로 3년만에 우승을 노리던 베테랑 허윤경(27)을 한 타차로 따돌리고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통산 9승째다.

지난해 KLPGA 대상에 빛나는 고진영은 후반기들어 무서운 상승세에 올라탔다. 사실 올시즌이 시작될때만해도 ‘절대강자’ 박성현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그 자리를 대신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고진영은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예상치 못한 손목 부상 등으로 전반기 내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8월 후반기 개막전인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9개홀 연속버디로 뜨거운 샷감을 되찾고 시즌 첫승을 올린 후 한 달여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고진영의 상승세로 시즌 대권경쟁은 한바탕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우승상금 3억을 보태 상금 6위에서 단숨에 3위(6억 8500만원)로 올라서며 1위 이정은(8억 5500만원)과 2위 김지현(7억 1700만원)을 압박했다. 다승에서도 각각 3승씩 거두고 있는 이정은과 김지현에 바짝 따라붙었다. 대상포인트에서도 이정은, 김해림에 이어 3위로 올라서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남은 대회에서의 활약 여부에 따라 2회 연속 대상 수상도 노려보게 됐다.

전날 3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1타 차 2위로 도약한 뒤 “이 대회는 디펜딩 챔피언 예우가 다른 대회와 달라서 조금 더 욕심이 나기도 한다. 내년에도 이 대회에 출전하면 올해처럼 디펜딩 챔피언의 부담감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던 고진영은 4라운드 초반부터 이승현과 뜨거운 선두경쟁을 벌였다. 2번홀(파)에서 첫 버디를 낚아 공동선두로 올라선 뒤 11번홀 보기(파4)로 한때 2타 차까지 밀렸지만 15번홀(파4)에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4번홀 버디로 한타 차로 따라붙은 고진영은 선두 이승현이 15번홀에서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하자 버디로 응수하면 순식간에 뛰쳐나갔다. 그리고 남은 홀을 파로 잘 마무리하며 대회 2연패의 기쁨을 누렸다.

허윤경은 5타를 줄여 11언더파 단독 2위에 올랐고 타수를 줄이지 못한 이승현은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박유나가 9언더파 4위, 대상 포인트 1위 이정은은 공동 5위에 올랐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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