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40198_10155013721323505_5505605088149465074_n
손흥민이 14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17~201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1차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홈경기에서 전반 4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캡처 | 토트넘 페이스북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킥오프 4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린 손흥민(25·토트넘)이 코너 플래그 방향으로 달려간 뒤 자신의 우상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펼쳤다.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웸블리 스타디움을 가득메운 토트넘 팬이 열광했다.

과연 ‘도르트문트 킬러’ 다웠다. 손흥민의 시즌 첫 골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나왔다. 손흥민은 14일 오전 3시45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17~201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1차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홈경기에서 킥오프 4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토트넘 역습 과정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2선에서 공을 잡아 해리 케인에게 연결, 케인은 왼쪽으로 달려든 손흥민에게 예리한 침투 패스를 넣었다. 손흥민은 페널티 아크 왼쪽까지 40여m를 폭발적으로 달렸다. 상대 수비수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포울로스가 가로막았으나 헛다리 드리블로 벗겨낸 뒤 템포를 빼앗으며 골문 왼쪽 가까이서 왼발로 차 넣었다. 과정서부터 득점 순간까지 완벽했다. 시즌 마수걸이 포이자 챔피언스리그 본선 통산 5번째 골.

손흥민은 ‘꿀벌 군단’으로 불리는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통산 7번째 골을 해냈다. 지난 2015년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독일을 떠나 잉글랜드 무대에 입성하기 전 분데스리가(함부르크~레버쿠젠)에서 5시즌을 뛰며 도르트문트를 6차례 상대해 5골을 터뜨린 적이 있다. 특히 선발로 뛴 5경기에서 팀은 4승1무로 한 번도 지지 않을 정도로 손흥민은 도르트문트에 무서운 존재가 됐다. ‘미완의 대기’로 불린 2012~2013시즌 함부르크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도르트문트와 전·후반기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멀티골을 터뜨려 생애 처음 유럽 리그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12골)을 달성하는 디딤돌을 놓았다. 12골 중 30%에 달하는 4골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기록했다. ‘도르트문트 킬러’, ‘양봉업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계기가 됐다.

잉글랜드로 무대를 옮긴 뒤에도 도르트문트전 골 행진은 이어졌다. 지난해 3월18일 UEFA 유로파리그 16강에서다. 비록 팀은 도르트문트에 1, 2차전에서 모두 져 탈락했으나 손흥민은 2차전(1-2 패)에서 상대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만회골을 터뜨리는 등 분전했다. 올해 역시 챔피언스리그로 무대를 옮겨 골 맛을 보면서 통산 9차례 맞대결에서 7골을 잡아내는 킬러 본능을 뽐냈다.

도르트문트에 시즌 첫 실점이기도 하다. 수비 지향적인 성향의 피터 보츠 감독이 부임한 도르트문트는 공격수의 잔부상과 더불어 올 시즌 분데스리가 개막 이후 수비에 무게를 두면서 3경기에서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21740604_10155013719538505_34280826778712652_n
도르트문트 상대로 팀 두 번째 골을 터뜨린 해리 케인. 캡처 | 토트넘 페이스북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이 터진 뒤 7분이 지나 안드리 야르몰렌코에게 왼발 동점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전반 15분과 후반 15분 케인이 연달아 골망을 흔들며 3-1 완승, 지난해 유로파리그 16강 패배를 설욕했다. 케인은 베르통헌이 후방에서 길게 넘겨준 공을 상대 수비와 몸싸움 경합을 통해 따낸 뒤 문전으로 파고들어 왼발로 첫 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에도 에릭센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깔끔한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후반 초반에도 역습 과정에서 케인의 패스를 받아 문전에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오른발 슛이 골문 위로 떴다. 후반 38분 무사 시소코와 교체돼 물러났는데, 홈 팬 기립박수를 받으며 벤치에 앉았다.

도르트문트를 비롯해 ‘디펜딩 챔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아포엘(키프러스)과 한 조에 묶인 토트넘은 소중한 1승을 챙기면서 조별리그 통과에 시동을 걸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