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은
경찰야구단 투수 이대은. 벽제 | 서장원기자 superpower@sportsseoul.com

[벽제=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아쉬움도 남지만, 많은 발전을 이뤘다.”

경찰야구단 소속으로 군복무를 이행하고 있는 이대은(28)에게 한국에서 맞이한 첫 시즌은 만족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이대은은 올시즌 퓨처스리그에서 19경기(14선발)에 나서 7승 3패, 방어율 2.93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140개를 잡아내며 2위 이인복(경찰)과 무려 61개의 차이를 보였다. ‘닥터K’ 본능을 유감없이 뽐냈다.승수는 기대보다 모자랐지만 방어율과 탈삼진 부문에서 압도적인 리그 1위의 기록을 남기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10일 벽제구장에서 만난 이대은은 “방어율을 좀 더 낮추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3점대 밑으로 시즌을 마무리해서 다행이다. 탈삼진은 목표대로 잘 나온 것 같다”고 시즌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시즌 전 목표로 삼았던 100이닝 이상 투구를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도 덧붙였다. 그는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켰으면 더 많이 던질 수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고 비가 와서 등판이 밀리기도 했다. 100이닝 이상 던지고 싶었는데 못 채운게 아쉽다”고 했다. 올시즌 이대은은 98.1이닝을 소화했다. 100이닝에 1.2이닝 모자란 수치다.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지만 발전한 부분도 있다. 이대은은 “항상 제구가 문제였다. 볼넷 비율이 높았는데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대은은 올시즌 볼넷을 22개만 내줬다. 9이닝 당 볼넷 비율은 2.01로 양대리그 통틀어 전체 2위다. 제구력 개선 비결은 웨이트 트레이닝의 최적화에 있었다. 그는 “미국에선 시즌 도중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경기력에 기복이 생겼던 것 같아 일본에서 뛰는 동안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줄였다. 오버하지 않고 일정한 루틴으로 몸 상태를 유지하니 기복이 없어졌다. 입대 후에도 쭉 그런 패턴을 이어왔는데 제구가 좋아졌다.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만큼의 적당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자신만의 루틴을 만든 것이 꾸준한 활약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는 이대은에게 외국에서 한 프로생활은 어떤 감정으로 남아있을까. 그의 대답은 “좋았다”였다. 이대은은 “어느 나라에서 뛰던 재밌게 야구하는 것이 목표다. 일본에서 2군 생활을 했지만 감독님, 코치님을 비롯해 팀 동료들과 잘 맞아서 좋았다. 2군이라고 해서 힘들지 않았다. 재밌게 야구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대은은 “외국 생활에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에 있을 때도 계약을 하자는 팀이 있었다. 하지만 발전이 없으면 미국에서 살아남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고 마침 일본에서 좋은 제안이 와서 가게 됐다. 포기한 것이 아니다. 발전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일본으로 갔고 도전을 하던 중 군복무를 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역까지 1년여가 남은 이대은은 내년 열리는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해 2019시즌부터 KBO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이대은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진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면서 “한국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있다. 그전에 남은 기간 여기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후 미래에 대해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군생활 동안 목표를 묻는 질문엔 “다치는 않는 것이다. 올시즌에도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마쳤다. 내년에도 아프지 않는 게 목표다. 몸 관리를 잘 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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