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정기호기자] 수많은 고3 학생들은 대학 진학과 취업 등을 놓고 선택의 갈림길에 섭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곳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에 신중할 수 밖에 없죠. 막연하게 항공사 승무원을 꿈꾸던 소년은 지인을 통해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알게 됐는데요. 자신의 이름을 건 콘텐츠를 만들면서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는 것에 매료돼 관련 학과 진학을 준비하는 등 자신의 인생을 영상에 걸었습니다.
김영준(19)은 자신의 이름과 심심할 때 먹는 땅콩처럼 편하게 즐긴다는 의미를 결합한 '준콩 Joon-Peanut'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데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패션 정보를 전달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공감·유머 영상을 게재하며 콘텐츠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학업과 영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쉽지 않지만,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다는 그를 서울 삼성동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김영준 : 중학교 동창 중 유튜버로 활동하는 조수잔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보자는 제안을 받아 공동으로 채널을 운영했어요. 구독자 수와 댓글 등 네티즌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영상을 제작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게 정말 재밌더라고요. 수익적인 부분을 떠나 내 이름을 건 채널에서 나만의 콘텐츠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2016년 2월 29일 독립해 '준콩 Joon-Peanut' 채널을 만들었습니다.
Q : 영상 콘셉트를 패션으로 잡은 이유가 있는지.
김영준 : 특별히 옷을 잘 입거나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려면 중심을 잡아줄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데, 가장 자신있는 걸 선택한 거죠. 옷을 잘 입을 수 있는 팁이요? 무난한 스타일로 상·하의를 맞추면 코디하기 쉬워요. 너무 튀게 입으면 부담스러운 것도 있고. 평소 바지 기장을 줄여 입어서 양말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흰색 양말이 드러나야 패션이 완성되죠(웃음).
Q : 최근 화장하는 남자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김영준 :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비비크림을 발라서 피부톤을 정리하고 셰이딩으로 콧대만 살짝 세워요.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기 전엔 '남자에게 화장이 웬 말이냐. 스킨과 로션만 바르면 되지'라는 선입견이 있었어요. 그러다 신세계를 접했다고 해야 하나. 하면 할수록 욕심이 생겨서 멈출 수가 없더라고요.
Q : 그렇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을 꼽는다면요.
김영준 : 지난해 10월 강남역에서 'VLOG(비디오 블로그의 줄임말)'를 촬영했어요. 그동안 제작한 영상과 다른 장르인 데다 처음으로 1만 뷰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죠. 당시 인지도가 없었던 탓에 수많은 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기도 했고. 초기엔 결과물부터 생각하고 영상을 찍었는데,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것 같아 요즘은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있습니다.

Q : 다른 크리에이터와 차별화를 둔 부분은 없나요.
김영준 : 의도적으로 나만의 색깔을 드러내진 않아요. 굳이 말하자면 큰 기대 없이 들어왔다가 제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거(웃음)? 패션 콘텐츠를 다루기에 내용 못지않게 영상미가 중요해요. 앵글의 각도와 색감 등 편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학원에서 배운 연출 기법을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합니다.
Q :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면 유머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듯해요.
김영준 :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채널마다 다른 콘셉트의 콘텐츠를 게재하는데요. 네티즌에게 동네 친구처럼 편안하게 다가가기 위해 꾸밈없는 일상을 공개했습니다. 망가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요. 보는 사람이 즐거우면 좋은 건데, 제가 찍었음에도 편집할 때 웃음을 참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Q : 최근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습니다.
김영준 : 혼자 활동할 땐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워 불공정한 계약을 맺은 경우가 잦았어요. 저를 이용하려는 사람도 많았고. 회사에서 철저하게 관리하기에 크리에이터로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게 느껴집니다. 또한, 소속 크리에이터에게 제공되는 특별 마일리지로 회사와 제휴된 뷰티 제품들을 구매해 마음껏 테스트할 수 있는 등 복지가 정말 좋죠.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일하는 건 당연하고요.
Q : 준콩에게 '콩깍지(채널 구독자)'는 어떤 의미인가요.
김영준 : 라이브 방송으로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로 편하고 의지가 되는 존재죠. 많은 분을 실제로 보지 못했음에도 자주 소통하니까. '솔메이트(soulmate)'라고 해야 하나.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건 콩깍지의 힘이 커요. 하루빨리 만나고 싶지만, 입시 후 마음 정리가 됐을 때 팬미팅을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더라고요. 유튜브 구독자도 10만 명이 넘었으면 좋겠고(웃음). 더욱 멋있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려면 준비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과분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요.
Q :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영준 : 꾸준하게 콘텐츠를 제작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에서 네티즌과 소통하고 싶어요. 대학에 진학해 다양한 연출 방식을 배우고, 졸업 후엔 방송과 영화 등 전문적으로 영상을 다루는 회사를 운영하고 싶습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긍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거잖아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최고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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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정기호기자 jkh11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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