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김영권, 캡틴의 밟은 미소~!
신태용호 1기 주장으로 선임된 김영권(왼쪽 위)이 28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축구대표팀 소집 7일째 훈련에서 동료들과 웃으며 러닝하고 있다. 파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파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국내파, 유럽파할 것 없이 적극적인 추천을 받았다.”

신태용호 1기 주장으로 중앙 수비수 김영권(27·광저우 헝다)이 뽑혔다. 신 감독은 28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축구대표팀 소집 7일째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주장을 김영권으로 결정했다”며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선발로 뛸 확률이 높다. 또 2015년 8월 동아시안컵에서 주장으로 한국 우승을 이끈 경험이 있다. 우승 기운을 받아 이란을 이기고 싶다. 선수들의 의견도 참고해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영권의 주장 선임은 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호’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A대표팀 주장은 유럽리그에서 뛰는 핵심 선수가 대부분이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땐 박지성이 주장 완장을 달고 예선서부터 누볐다. 그후 박주영이 조광래 감독 시절 주장으로 뛴 적이 있고 2014 브라질 월드컵 땐 올림픽 대표 시절부터 남다른 리더십을 뽐낸 구자철의 몫이었다. 신 감독 부임 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선 기성용이 2년 넘게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이들 모두 대표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뛰면서도 핵심적인 구실을 했다. 또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타이틀로 대표팀이 상대와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데 보이지 않는 구실을 했다. ‘신태용호’에서도 여전히 독일과 잉글랜드에서 꾸준히 존재 가치를 뽐내고 있는 구자철, 기성용이 유력한 주장 1순위로 거론됐다. 하지만 신 감독은 예상외로 김영권을 선택했다. 김영권은 2년 전 동아시안컵에서 주장 완장을 찬 적이 있으나 당시엔 K리거와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뛰는 선수들만 참여했다. 유럽파까지 합류한 정예 멤버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김영권의 주장 선임은 신태용호가 지향하는 철학이 담겨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전임 감독 체제에선 유럽파와 중동파, 중국파, K리거로 나뉘어 보이지 않는 내분이 있었다는 시각이 만연했다. 그 중심에서 가장 존재감이 컸던 건 당연히 유럽파다. 유럽파 요원에게도 신임을 받고 있는 김영권에게 주장직을 맡겨 ‘원 팀’을 만드는데 촉매제로 활용하겠다는 신 감독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김영권이 한국 축구의 월드컵 9회 연속 본선행이 걸린 31일 이란(홈), 9월5일 우즈베키스탄(원정)과 2연전에서 어떠한 리더십을 뽐낼지도 관심사가 됐다. 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워낙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주장을 뽑는 것이어서 신 감독께서도 고민을 많이 하셨다. 그런데 대부분 선수들이 김영권을 추천했다. (전 주장인) 기성용도 김영권을 지목할 정도로 동료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영권은 경기력, 선수단 관리 뿐 아니라 주장의 또다른 능력으로 평가받는 미디어 관리나 축구 외적인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수비수 포지션인 김영권은 주연보다 조연 구실을 많이 하기 때문에 미디어와 자주 접촉하는 편은 아니지만 미디어 앞에서 말도 능수능란하게 잘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영권은 완전체를 이룬 첫 날인 이날 훈련에서 궂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란·우즈벡전은 결과만큼이나 ‘주장 김영권’의 가치를 평가받는 무대가 됐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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