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남고 우승
서울 언남고 선수들이 21일 경남 합천 군민체육공원 인조 2구장에서 열린 2017 추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전 결승전에서 천안 제일고를 누르고 우승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합천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합천=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고교 축구 명문 서울 언남고가 2017 추계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전 우승을 차지했다.

최승호 감독이 이끄는 언남고는 21일 경남 합천 군민체육공원 인조 2구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천안 제일고를 1-0으로 누르고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언남고가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지난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7회’로 늘리면서 명실상부 고교 축구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결승전은 장대비가 내리는 악조건에서 열렸다. 양 팀 선수들은 미끄러운 그라운드 사정에도 사력을 다하며 우승을 향한 집념을 보였다. 제일고의 ‘창’이냐, 언남고의 ‘방패’냐의 싸움이었다. 제일고는 조별리그서부터 4강까지 7경기에서 무려 17골을 터뜨리며 경기당 평균 2.42골로 막강 화력을 뽐냈다. 반면 언남고는 이전까지 4경기나 한 골 차 승리를 거뒀고 8강 이후 단 한 골만 내줬다.

결과적으로 언남고의 ‘방패’가 강했다. 제일고가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였는데 언남고 수비진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전반 24분 언남고가 방심한 제일고 수비의 허를 찔렀다. 역습 상황에서 수비수 김승우가 문전으로 달려든 뒤 동료의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당황한 제일고는 동점골 사냥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심성협의 중거리슛이 골대를 때렸고, 고준영의 결정적인 오른발 슛도 골문 위로 떴다. 결국 언남고가 한 골 차 리드를 잘 지켜내며 우승에 성공했다.

2001년 언남고 창단 때부터 코치로 지내다가 올해 정종선 감독(현 한국고등연맹 회장)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최승호 감독은 “4년 만에 우승인데 감회가 새롭다. 제일고 강한 공격에 대비해서 선수비 후역습으로 맞섰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열정적으로 집중한 게 우승으로 이어졌다”며 “올해 감독이 됐으나 코치할 때와 마음가짐은 변화가 없다. 언제나 선수들의 개인적인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대회 최우수지도자상을, 주장 강재우(2학년)는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지난 7일 개막해 보름여 합천에서 열린 추계고등연맹전은 고학년 선수에게 밀려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는 선수에게 실전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저학년 페스티벌로 치러졌다. 그간 저연령대 선수들의 국제대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고교 최고 권위 대회인 추계연맹전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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