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kt 로치, 삼성전 8이닝 1실점 호투에도...승운이?
kt 선발 로치가 18일 수원 삼성전에서 1-1로 맞선 8회 안타를 허용하자 투수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BO리그 성적 양극화가 너무 뚜렷하다. 승률 5할을 돌파하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10번째 팀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데 어쩌면 사상 처음으로 승률 5할을 돌파한 두 팀이 가을잔치에 참가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을 수도 있어 보인다. 하위권 세 팀의 두드러진 부진이 성적 양극화의 주범으로 꼽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지난 19일 현재 정규시즌 마무리까지 팀당 적게는 28경기에서 많게는 3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선두 KIA가 승패마진 플러스 29에 승률 0.633로 고공비행을 하고 있고 두산과 NC가 5할대 중후반 승률로 뒤를 잇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이 걸려있는 4, 5위 두 자리를 놓고 네 팀이 각축을 펼치고 있는데 이들 팀 모두 승률 5할을 웃돌고 있다. 6위 롯데가 승패마진 플러스 4로 5위 넥센과 0.5경기 차에 불과하고 7위 SK도 승률 0.504로 4위권과 두 경기 차로 촘촘하게 늘어서 있다. 남은 시즌 동안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사정권내 접전이다.

[SS포토] 한화 권혁, 필승조만 믿으세요...
한화 이글스 권혁이 2일 대전 한화 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진행된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3-4로 뒤진 8회 세번째 투수로 등판해 투수 코치의 조언을 듣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그러나 7위 SK와 8위 한화는 9경기 차, 8위 한화와 10위 kt는 11.5경기 차로 격차가 크다. 꼴찌 kt는 시즌 75패를 당해 KIA의 승리(69승)보다 더 많은 패배를 기록했다. 극심한 부진에 다른 팀의 타깃이 될 수밖에 없어 ‘승리 자판기’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후반기 들어 분전하고 있지만 한화와 삼성의 처지 역시 다르지 않다. 세 팀은 외국인 선수 영입 실패와 주축선수들의 줄부상 등 악재가 겹쳐 정상전력을 제대로 꾸리지도 못했다. 삼성과 kt는 올시즌을 앞두고 김한수, 김진욱 등 신임감독을 선임해 체질개선을 시도했고 한화는 지난 5월에 김성근 감독을 경질하고 이상군 감독대행체제로 시즌을 끌어가다보니 힘에 부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구단의 안일한 대응과 주먹구구식 운영이 팀을 조롱거리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외국인선수 한 명의 몸값이 200만 달러(약 23억원)를 웃도는 현실에 부상이력이 있는 등 내구성이 떨어지는 선수를 영입한 것은 구단의 책임이 크다고 봐야 한다. 해당 선수에 대한 면밀한 관찰없이 이름값에 현혹되는 것 역시 외국인 스카우트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낳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프리에이전트(FA) 영입이나 신인 스카우트 등 선수단 관리에도 허점을 드러내는 구단들이 있다. 최하위 kt는 창단 때부터 정치권의 인사 개입설이 끊이지 않았고, 삼성과 한화는 지난 30년 이상 구단 운영 노하우가 전혀 축적되지 않은채 구단주 혹은 구단 최고위층 몇몇의 의중만으로 팀이 흘러갔다.

[SS포토] 김한수 감독 \'홈런 시원하네\'
2017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삼성 구자욱이 4회초 1사 우월홈런을 날린 후 김한수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른바 암흑기를 겪던 KIA와 롯데가 구단 시스템 개선을 통해 가을찬가를 부를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난 점을 상기해야 한다. 두산이나 NC, 넥센 등은 구단 경영진의 전문화를 통해 명문구단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좋은 예다. 현장의 무능을 탓하기 전에 구단이 어떤 색깔로 야구단을 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80년대 주먹구구식 운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폐단이 개선되지 않으면 성적 양극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프로야구의 흥행과 존속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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