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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는 최근 ‘명가 팥빙수’ 제품을 ‘일품 팥빙수(240㎖)’로 리뉴얼 출시하면서 가격을 기존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올렸다.  김자영기자

[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빙과업계가 성수기인 여름철을 맞아 리뉴얼 출시를 명분으로 아이스크림 가격을 잇따라 올려 눈총을 받고 있다. 13일 스포츠서울 취재 결과, ‘업계 1위’인 롯데제과 역시 제품명을 바꾸고, 토핑을 추가하는 등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아이스크림 가격을 슬그머니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제과 등 빙과업계는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면서 불가피하게 가격이 인상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제품과 큰 차이가 없는 리뉴얼을 통해 ‘꼼수 인상’을 꾀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롯데제과, 1년여 만에 아이스크림 가격 25% 인상

롯데제과가 1년여 만에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롯데제과는 최근 대표 팥빙수 아이스크림 제품인 ‘명가 팥빙수’를 ‘일품 팥빙수(240㎖)’로 리뉴얼 출시하면서 가격을 기존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올렸다. 가격 인상률은 무려 25%에 달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기존 제품 대비 원재료 함량을 늘리는 등 제품을 고급화하면서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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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가 1년여 만에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김자영기자

하지만, 가격 인상률 대비 리뉴얼 효과는 미미하다. 일품 팥빙수의 팥의 중량은 기존 13.5g에서 19.5g로 44% 밖에 늘지 않았고, 떡은 종전 6개에서 겨우 2개 추가됐다. 더욱이 팥빙수의 맛을 좌우하는 당통팥, 팥시럽의 경우 모두 중국산을 사용했다. 중국산 팥의 가격은 국내산 팥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빙그레·롯데푸드·해태제과도 ‘리뉴얼 출시 명분’ 인상 도미노

앞서, 빙그레·롯데푸드·해태제과 역시 일부 제품을 리뉴얼하면서 일제히 제품 가격을 올렸다.

빙그레는 지난 6월 ‘엔초’의 초콜릿 함량을 높이면서 가격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올렸다. 또, ‘빵또아 레드벨벳’과 ‘참붕어싸만코 녹차’도 리뉴얼 출시하면서 가격을 15.4% 오른 1500원에 내놨다. 롯데푸드도 같은 달 ‘빠삐코’를 리뉴얼해 새로 선보이면서 가격을 25% 오른 1000원으로 책정했다. 해태제과의 ‘아포가토’는 단종 후 리뉴얼을 통해 종전보다 400원(50%) 올라 1200원이 됐다.

빙과업체들은 제품을 고급화하면서 원재료 값 상승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롯데제과의 일품 팥빙수, 해태제과의 아포가토의 경우 원가가 높아 도저히 제품 가격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제값’ 받기 위한 ‘고육지책’ 하소연…소비자들은 “꼼수 인상” 지적

일부 업체들은 리뉴얼을 통한 가격인상은 ‘제값’을 받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슈퍼마켓 등에서 ‘아이스크림 반값’ 할인 경쟁을 벌이면서 제조업체들의 손해가 크다”며 “아이스크림 업그레이드를 통한 가격 인상은 제값을 받기 위한 고육지책이다”라고 토로했다. 롯데푸드 관계자 역시 “소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소위 ‘미끼 상품’으로 할인 판매하면서 가격 개념이 없어졌다”며 “가격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빙과시장이 전반적으로 혼탁해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형적 유통구조로 인해 아이스크림의 실제 소비자가격은 종전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게 빙과업체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롯데제과처럼 기존 제품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 가격을 최대 500원 가량 올리는 것은 ‘리뉴얼을 통한 꼼수 인상’ 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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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업계 1위 롯데제과가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나머지 빙과업체들 역시 추가 인상대열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를 비롯한 빙그레·롯데푸드·해태제과 측은 “아이스크림 가격 추가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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