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자들 메인포스터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공범자들’부터 김소영 아나운서의 퇴사까지. 공신력 잃은 MBC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9일 언론 시사회로 공개된 다큐 영화 ‘공범자들’은 MBC ‘PD수첩’ 출신 최승호 PD가 감독으로 나서 망가져가고 있는 MBC, 그리고 KBS 내에서 얼마나 치열하고 무자비한 전쟁이 벌어졌는지, 언론탄압의 현실을 당사자들의 증언과 자료를 생생하게 전하며 언론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해 다큐 영화 ‘자백’으로도 큰 화제를 모은바 있는 최승호 PD는 ‘PD수첩’의 전성기를 이끌었지만, 김재철 MBC 사장 취임이래 ‘PD수첩’에서 배제된 인물로, 이번에 부패한 공영방송을 향해 칼을 빼 들었다.

공범자들

이번 영화에는 최승호 PD를 비롯해 그동안 언론탄압을 당하며 부당전보나 해직된 많은 언론인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영화 속 이야기는 현실에서도 현재진행중이어서 더욱 안타깝다. 9일 서울 상암동 MBC 로비에서는 언론노조 MBC본부가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 문건을 공개하고, MBC 카메라기자들과 콘텐츠제작국 소속 PD들이 제작 거부 투쟁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PD수첩’ 제작진은 특정 기획안을 회사가 승인하지 않는다며 제작 거부를 하기 시작했고, MBC 측은 승인을 거부한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명분 없는 불법적 집단행동인 제작 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하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런 가운데 오상진 전 MBC 아나운서와 결혼을 하며 대중의 이목을 끌었던 김소영 MBC 아나운서가 12일 방송을 끝으로 MBC를 떠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미 김소영 아나운서의 퇴사 발령이 난 상태로, 김소영 아나운서가 고정 출연하던 MBC라디오 ‘굿모닝FM 노홍철입니다’의 토요일 코너 ‘세계문학전집’의 마지막 녹화도 12일에 방송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은 그동안 MBC를 떠난 많은 아나운서들을 떠올리며 김소영의 퇴사를 아쉬워하고 있다.

김소영 아나 인스타

그런 김소영 아나운서도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퇴사 심경을 밝혔다. “사원증도 반납하고, 인사도 드리고, 퇴직금도 확인하고 할 일이 많았다”고 한 김소영 아나운서는 “감정을 추스를 겨를 없이 발령이 나기까지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뒤이어 “책상에 쌓인 짐도 너무 많았다. 결국 낑낑대며 다 실어 날랐다”면서 “그간 선배들은 왜 밤에 짐을 빼셨던 건지, 이제 나도 그 마음을 알게 되었다. 나가는 길에 보니 회사가 새삼스레 참 컸다. 이 커다란 건물에서 울고 웃었던 시간이 끝났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렇듯 계속해서 불거져 나오는 MBC 언론인들의 소식은 그저 내홍이라고만 말하기에는 사안의 심각성이 너무 적나라하게 많이 드러나고 있다. 내부 조직원의 믿음을 잃은 방송사가 앞으로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신임을 얻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cho@sportsseoul.com

사진| ㈜엣나인필름·김소영 아나운서 SNS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