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만난사람①]류승완X강혜정, 이 부부가 사는 법(ft.군함도)
    • 입력2017-08-07 07:00
    • 수정2017-08-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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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강혜정 부부
[스포츠서울 남혜연 대중문화부장]부부는 한결 같았다.

패기 넘치는 현장 연출 막내 그리고 제작부 막내로 만났을 때나 영화제작사 ‘외유내강’의 감독과 제작자 대표인 지금까지. 두 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한결 같다. 좋은 영화를 만들고, 두 사람이 함께 그리는 세상. 바깥(外) 사람인 류승완 감독이 별다른 장애물 없이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건, 안(內) 사람 강혜정 대표의 숨겨진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더위 속에서 ‘군함도’를 촬영할 당시 강혜정 대표는 배우들의 건강을 염려해 의사선생님과 함께 현장을 찾아 비타민 주사를 제공했고, 명절에는 고정 단역들에게 추석 선물을 돌렸다. 영화작업에 빠져있는 감독이 다른 걱정을 하지 않게 세심하게 챙기며 배려하는 것은 모두 아내이자 제작자의 몫이었던 것. 류승완 감독은 표현하지 않았지만, 강혜정 대표를 보며 “저 사람 정말 멋있다! 우리가 영화를 함께 할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해”라고 생각했단다.

영화 ‘군함도’로 두 사람은 더 돈독해졌다. 솔직히 말해 예상치 못한 악플에 당황했다.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기까지 하나의 마음이었다. “아픈 역사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라는 뜻이다. 송중기의 갑작스런 결혼발표부터 어느정도 예상했던 스크린 독과점 문제와 정말 뜻밖의 역사왜곡 논란까지. 일련의 과정에 대해 두 사람은 “많은 말들을 듣고 있지만, 역사는 절대 왜곡하지 않았다. 이점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면서 “‘군함도’라는 영화를 만들기에 꼬박 4년을 학습을 했고, 많은 고증을 거쳤다. ‘군함도’에 대해 공부를 할수록 겸손해지더라. 그리고 우리 뿐 아니라 배우들도 하나가 되어 만든 작업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군함도’를 만든 사람이기에 앞서 한국영화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감독과 제작자이자 부부 류승완-강혜정을 만났다.
\'군함도\'의 류승완 감독
영화 ‘군함도’의 류승완 감독.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감독 류승완 “제작자 강혜정은 결정적인 순간에 감독편이 되어준다”
남편 류승완 감독은 아내 강혜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아내에 앞서 함께 일을 하는 파트너로서 최상의 강점을 갖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 온 세계는 남달랐다. ‘짝패’(2006),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3), 천만영화 ‘베테랑’(2015), 그리고 ‘군함도’까지. 독특하지만, 평범하고, 실제 우리가 경험한 세계들을 얘기했다. 자연스럽게 영화에 대해 얘기하고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것 역시 함께 한다. ‘매일 붙어있다는 게 쉽지는 않다’라는 질문에도 류승완 감독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자신들의 얘기를 했다.

“‘군함도’의 예를 들자면, 예상치 못했던 공격과 논란이 있었잖아요. 그때 강대표가 팔을 걷어붙였죠. ‘일을 나눠야 할 것 같아’라면서 강대표 역시 인터뷰를 열심히 하고, 영화의 진심을 알렸어요. 완전한 아군 한명이 있다는 게… 강력한 힘이 됐죠.”

류 감독은 많은 인터뷰로 지친듯 했지만, 제작자 강혜정 대표에 대해 얘기를 할 때 만큼은 힘이 넘쳤다. 무엇보다 영화가 친일논란에 휩싸였을 때 가장 분노한 사람이 강혜정 대표였다고 했다. 류감독에게 ‘군함도’는 10번째 장편이다. 부부가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고 준비했던 작품인데 이같은 논란에 마음이 다치지 않았을리 없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함께 이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분노도 하며 이 힘든 시기를 함께 견디고 있다.

“관객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지만, 친일논란 만큼은 억울하죠. 솔직히 말해 함께 분노하기도 했어요. 강혜정 대표의 큰 장점은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 감독편이 되어주는 제작자라는 점이에요. 굉장히 특수한 강점이죠.”

그와 함께 작품을 해본 배우 그리고 제작자까지 류승완 감독에 대해 ‘영화에 미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더 이상의 표현은 없었다.

“‘저 미친놈…’이라고 ‘미친’이라는 단어에 방점이 찍히더라고요.(웃음) 왜 그랬냐고요? 배우들이 현장에서 엄청 고생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편해보이면 안되니까. 열심히 했죠. 실제로 영화를 만들 때마다 원형탈모가 와요. 그래도 힘들지 않아요. 하고 싶었던 ‘꿈’이 ‘직업’이 됐으니까. 얼마나 특별한거에요. 제일에 충실하지 못하고, 어슬렁거리는 것은 못된행위라고 생각해요.”

단편부터 장편까지 확실한 그만의 색깔을 갖고있는 작품을 내놓은 류승완 감독의 ‘가장 만족하는 영화’는 무엇일까. 그는 망설임없이 “군함도”라고 답했다.

“완성한지 얼마되지 않았으니까요. 지금까지 해왔던 영화와는 다른 차원에서 기술적인 성취도도 높아요. 사운드에 공을 들였고, 카메라 움직임 자체도 도전이었죠. 제 몸에 학습되어온 것을 펼친게 아니라 새롭게 시도했어요. 그래서 장면 하나하나를 만들때마다 고지를 점령한 느낌었어요. 평생 다시 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규모의 셋트였고요.”

그는 또한 특별했던 영화에 대해서는 2000년도 작품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라고 말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천둥벌거숭이처럼 찍었어요. 기술적으로는 할 수 없는 청춘의 에너지가 가득한 작품이죠. 다시 찍는다고 해서 더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는 유일한 작품일거에요.”

마지막으로 류승완 감독에게 ‘아내, 제작자, 엄마 등 강혜정에 각각 몇 점의 점수를 주고 싶냐’, ‘다른 제작자와의 작업에 대해 생각해 봤냐’고 물었다.

“점수를 왜 각각 매기냐?(웃음) 그냥 완벽한 100점이다. 그 이유도 있다. 모든 감독은 예민하다. 이러한 모든 면면을 다 알고 있는 사람을 어디서 만나냐. 엄마 그리고 아내, 제작자로서의 강혜정은 충분히 훌륭하다. 구분하고 싶지 않다. 또 다른 제작자의 경우는 아주 좋은 기획과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영화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
영화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제작자 강혜정 “감독 류승완, 새로운 존경심이 생겼다”
유독 눈물이 많고 사람에 대한 정이 많은 제작자다. 반면, 빠른 추진력과 결정력 그리고 ‘욱’하는 성격도 있다. ‘군함도’를 세상에 내놓기까지 가장 많은 고심을 한 사람중 한명이다.

강혜정 대표는 감독 류승완이 새 작품에 대해 얘기할 때 여러가지를 유심히 지켜본다. 과연 이 사람이 그리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이 실현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류 감독이 새로운 것을 내놓는데에 있어 오로지 영화 하나만 생각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군함도’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다 했을 때 강혜정 대표의 생각이 궁금했다.

“류감독이 ‘나 군함도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어’라고 하더라. ‘왜?’라고 질문을 했고, 그가 답했다. 제작자는 비이성적인 말도 안되는 프로젝트를 실행하지 않는다. 류 감독이 ‘전쟁에 대한 참상을 다시한번 곱씹어보는 얘기를 만들거야’라는 그 한마디가 너무 좋았다. ‘군함도’를 시작할 때 바랬던 것은 딱 하나였다. ‘아무도 크게 다치지 않고 잘 완성하자. 그래야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 하나로 이 특별한 영화를 만들었다.”

제작자 강혜정은 영화를 개봉했을 때 이상하게 흘러가는 기운에 실망을 많이 했다. 아이들이 이 영화를 부모들과 함께 되새김하길 원했고, 다음 세대를 위한 영화를 만들고 싶은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역사왜곡에 대해 그 역시 고민하고 억울해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를 보면서 류승완이라는 감독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도 됐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도망가지 않는 사람이죠. 감독으로 존경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새로운 존경심이 생겼어요.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존경할 만한 사람이죠. 인간으로 감독으로요. 간혹 ‘제작자 강혜정이 있어서 류승완 감독이 잘 된 게 아니냐’는 말도 있지만, ‘나는 곁에 있어준 사람’에 불과했어요. 감독의 길은 류승완 혼자 걸어갔죠.”

류승완과 강혜정, 두 사람은 결국에는 모든것이 하나로 연결됐다. 강혜정 대표는 “나는 엄마여서 내 일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류 감독 옆에는 나 외에도 다른 사람들이 많다. 그들 덕분에 제작사로 중심을 갖고 일을 할 수 있었다. 일과 균형을 이뤘다”며 주위에 함께 해 준 사람들에게 공을 돌렸다.

많은 작품을 함께 했기 때문에 의견이 맞거나, 기억에 남는 작품이 궁금했다. 강혜정 대표는 류감독과 가장 의견이 맞지 않았던 작품에 대해 “‘부당거래’였다”고 했다.

“류감독에게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무슨 내용이야?’라고 했어요. 이야기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았으나, 너무 어려웠거든요. 영화가 완성된 이후에 깨달은 것은 ‘이 감독은 시나리오보다 연출이 더 훌륭하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제작자 강혜정이 가장 우선시 하는 것은 ‘이야기가 재미있냐, 없냐’라고 했다. 아마 모든 제작자들이 같은 생각일 것이다. 가장 많은 작품을 남편과 한 강혜정 대표 역시 류 감독과 비슷한 생각으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 대한 추억이 었었다. 이 영화는 작품을 넘어 두 사람의 청춘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죽거나~’죠. 에너지와 활력의 힘이 달라요. 당시에 우리는 가진것도 미래도 없었어요.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이 하나의 용기만 있었어요. 오히려 지금 이순간이 고민이 많은 것 같아요. 그때와 달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데, ‘군함도’라는 작품이 고민을 줬어요. 정말 치열하게 열심히 했던 작품이니까요. 정말 쉼없이 달려온 것 같아요. 이제는 조금의 숨고르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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