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이야기 나누는 김기태 감독과 김진욱 감독
KIA 김기태 감독(오른쪽)과 kt 김진욱 감독이 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17 KBO리그 KIA와 kt의 경기를 앞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프로야구 감독은 극한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NC 김경문 감독도 뇌하수체 선종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지만 명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스트레스성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kt 김진욱 감독은 지난 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요즘은 각 구장에서 감독들끼리 첫 인사가 ‘건강 괜찮으신가’다. 그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두산 시절 한 솥밥을 먹기도 했던 김경문 감독의 병환소식에 마음 편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김진욱 감독도 스트레스로 잇몸부종과 만성두통 등에 시달린다. 그는 “경기를 보다가 납득할 수 없는 장면이 나오면 속에서 울화가 치미는 것을 느낀다. 뒷골이 당긴다거나 식은땀이 나는 경우도 있어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풀 방법을 찾느라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 도중 커피가 주는 각성효과에 기대거나 담배로 화를 삭이는 통에 건강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그는 “요즘에도 부종 있던 잇몸은 손으로 누르면 통증이 느껴진다. 경기 도중 어이없는 실책이 나오거나 본헤드 플레이로 흐름을 내주면 욱신거릴 때가 있다”고 밝혔다.

KIA 김기태 감독도 다르지 않다. 시즌 초반 스트레스로 인한 극심한 치통으로 치과 진료를 받기도 했던 김 감독은 속에서 올라온 열을 분출하지 못해 안압이 올라 오른쪽 눈 안쪽 실핏줄이 터졌다. 김 감독은 “특별한 내상이 있지는 않아 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먹고 있다. 화를 다스려야 하는데 마음처럼 안된다”며 힘없이 웃었다. 그는 “김경문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좀 쉬려고 왔다’며 웃어주시더라. 같은 감독 입장에서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SS포토] LG 허프, 잠실 한화전...몸 다 풀었는데...?
LG 트윈스 선발 허프가 7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불펜에서 몸을 푼 뒤 양상문 감독과 주먹을 맞부딪치며 선전을 다짐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매일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살다보니 취미를 가지기도 어렵다. LG 양상문 감독은 매일 아침 절에 들러 마음을 다스리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일주일에 한 번 가량 자신이 기르는 애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대신한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 등 외국인 감독들은 경기 없는 휴식일에 지인들과 골프를 치며 지친 마음을 달래고, 한화 김성근 전 감독은 매일 한 시간 이상 산책을 하며 생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화려해 보이는 직업일수록,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자리일수록 남모를 스트레스가 심한 법이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머릿속이 온통 야구로 들어차 있는 감독들의 스트레스는 일반인의 상상 그 이상이다.

오늘도 각 팀 감독들은 서로에게 묻는다. “밤 새 안녕하셨습니까?”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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