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NC 김평호 코치, 임익준...뺨을 어루만지며~
NC 다이노스 김평호 코치가 18일 청주 구장에서 진행된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임익준을 만나 뺨을 어루만지며 인사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역사는 돌고 돈다. 사제로 만나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자웅을 겨루던 김성근 전 한화감독과 NC 김경문 감독이 6년 만에 ‘그림자 맞대결’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일부터 마산구장에서 맞붙은 한화와 NC는 감독대행간 지략싸움으로 화제를 모았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12년 시즌 도중 사령탑을 경질한 한화와 넥센이 한용덕(현 두산 코치) 김성갑(현 SK 코치) 감독대행을 내세워 맞대결을 펼쳤다. 5년 정도 지난 올해 감독대행 맞대결이 또 성사됐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7회초까지 4-2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김평호 수석코치가 임시 지휘봉을 잡은 NC에 6-7로 역전패했다. 김평호 감독대행은 병환 중인 김경문 감독이 복귀할 때까지 맡은 한시적 사령탑이지만, 이 감독대행은 시즌 끝까지 ‘대행’ 꼬리표를 달아야 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5년 만에 재현된 감독대행의 지략대결은 김경문 감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김성근 감독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2011년 당시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경문 감독은 6월 12일 잠실 SK전에서 0-6으로 완패한 뒤 돌연 사퇴 선언을 했다. 그로부터 두 달 여가 지난 8월 18일, 이번에는 SK가 김성근 감독을 전격 경질해 양팀 모두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시즌을 치렀다. 두산은 최근 김성근 전 감독과 함께 팀을 떠난 김광수 당시 수석코치가, SK는 2007년 수석코치로 부임할 때부터 차기 감독으로 내정됐던 이만수 코치가 팀을 이끌었다. 당시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김광수 수석코치는 한화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 5월 김성근 감독이 허리수술로 자리를 비웠을 때 두 번째 감독대행으로 한 달 가량 팀을 지휘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SS포토] 한화 이상군 감독 대행, 최재훈의 어깨를 토닥토닥...
한화 이글스 이상군 감독대행이 1일 대전의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9-3으로 승리한 뒤 포수 최재훈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어깨를 토닥이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2000년대 후반부터 세기의 라이벌로 손꼽히던 두 팀은 감독대행 체제로 8월 23일 문학 맞대결을 시작으로 5차례 격돌했고 두산이 3승 2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즌 전체로는 SK가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한 반면 두산은 포스트시즌 탈락으로 리빌딩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당시 충격을 딛고 일어선 두산은 과감한 ‘화수분’을 바탕으로 과감한 리빌딩을 단행해 2010년 중반 이후 최강팀으로 거듭났다. 반면 김성근 감독을 경질한 SK는 ‘왕조’가 급격히 붕괴돼 중위권 팀으로 전락했다.

6년이 훌쩍 지난 올해 두 명장이 다시 한 번 감독대행을 내세워 ‘그림자 싸움’을 했다. 이번에는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NC가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론 강력한 대권후보로 점쳐지며 승승장구 중이다. 반면 김성근 감독이 떠난 한화는 만년 꼴찌였던 20145년 이전으로 빠르게 돌아가 놀림거리로 전락했다. 수장을 잃은채 표류하는 한화는 가장이 잠시 자리를 비운 NC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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