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홍보영상. 출처|카카오뱅크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슈퍼신생아’ 카카오뱅크가 연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개시 나흘만인 30일 오후 3시 현재 누적 계좌개설건수 82만600건을 돌파했다. 시간당 평균 1만계좌가 생성된 꼴이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 시중은행의 총 비대면계좌수 15만5000좌의 5.3배가 넘는 숫자이자,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100일만에 달성한 계좌수(40만건)의 2배가 넘는 숫자다.

여신·수신액도 쑥쑥 늘어나고 있다. 30일 현재 수신(예·적금)은 2750억원, 여신(대출)은 2260억원을 돌파했다. 4일만에 여·수신액이 5000억원을 넘어선 셈이다. 이런 추세라면 닷새째인 31일 계좌개설건수 100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은 안 되고, 카카오뱅크는 된 이유?

카카오뱅크가 기대를 넘어선 돌풍을 이어가면서 금융업계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시중은행이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구축하고 운영한지는 2~3년이 넘었다. 많은 비용을 들여 구축한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거들떠 보지도 않던 이용객들이 카카오뱅크에 폭발적인 열광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시중은행들도 시장 분석에 여념없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모바일화면

초반 흥행의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친숙한 카카오프렌즈가 그려진 체크카드, 카카오톡 송금의 편리성, 10분의 1로 줄어든 해외송금 수수료, 1억50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의 신용대출·마이너스대출 등 이유가 무엇이든 ‘개업효과’를 톡톡히 누린 카카오뱅크에게 남겨진 숙제는 하나, 바로 서비스안정성이다.

카카오뱅크는 예상보다 많은 이용자가 몰리면서 서비스 나흘째인 현재까지 속도가 느리고, 튕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카카오톡 상담문의도 폭주해 모든 임직원들이 고객상담센터 업무 지원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공인인증서가 없는 간편인증을 내세운 만큼 보안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공인인증서를 없애면 보안이 잘 될까 하는 의문이 들긴 했지만 내부 코어뱅킹 시스템에는 공인인증서를 포함해 보안의 관점에서 여러가지를 추가할 수 있게 했다. 보안성은 강화됐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인증서가 없는 것처럼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즉, 보기에만 보안이 단순해 보일 뿐 내부적으로는 강화된 보안설계가 구축되어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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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CI

◇파격조건 비대면 대출, 계속 가나요?

비대면 대출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모아진다. 카카오뱅크는 최저 연 2.86% 금리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 상품을 운용 중이다. 파격적인 조건이다.

하지만 앞서 케이뱅크도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던 ‘직장인 K신용대출’의 여신액이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석달만에 상품판매를 중단한 전례가 있다. 카카오뱅크는 더 빠른 속도로 여신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언제 여신이 중단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3000억원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내년 정도 증자를 예상하고 있다.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길 원하지만, 만약 법 통과가 진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증자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전체 지분의 58%, 국민은행과 카카오가 10% 등을 갖고 있다. 최대 주주인 한국금융지주가 증자에 나서더라도 자회사의 자본 확충이 목적이 돼 증자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KT가 최대주주인 케이뱅크의 경우 은산분리 규제로 증자가 어려운 것과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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