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직
2017 포르투 3쿠션 월드컵에서 우승한 당구 천재 김행직. 제공 | 코줌코리아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당구 천재’ 김행직(25·전남연맹)이 생애 처음으로 3쿠션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9위인 김행직은 10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북부 포르투에서 끝난 2017 포르투 3쿠션 월드컵 결승에서 베트남의 응우엔 꾸억 응우엔(베트남·세계 14위)을 40-34(23이닝)로 누르고 우승에 성공했다. 고교 1학년 시절인 지난 2007년 스페인 세계주니어선수권 챔피언에 오른 김행직은 2010년 이후 3년 연속 이 대회 정상에 오르며 사상 최초로 4회 우승 대기록을 세웠다. 2015년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했고 역대 최연소 국내 랭킹 1위에 올랐다. 다만 월드컵 우승과 이전까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아시아 정상에 오른 2015년 룩소르 대회에서 준우승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지난해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깜짝 준우승을 하며 다시 한 번 한국산 당구 천재의 진면목을 알린 그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월드컵 챔피언에 오르게 됐다. 한국 선수가 월드컵에서 우승한 건 고 김경률을 시작으로 최성원 강동궁 조재호 허정한에 이어 김행직이 역대 6번째다. 더불어 최연소 우승자로 기록됐다.

김행직은 1이닝서부터 하이런 9점을 기록하면서 쾌조의 샷 감각을 뽐냈다. 2~3이닝에서도 각각 3점, 5점을 기록한 그는 17-3으로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리면서 압도했다. 그러나 응우엔의 집중력도 만만치 않았다. 이후 김행직이 주춤할 때 그는 9이닝에만 7점을 해내는 등 매섭게 추격했다. 김행직이 18-20으로 역전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후반 다시 힘을 냈다. 김행직이 10~15이닝 14점을 추가한 것과 다르게 응우엔은 4점을 얻는 데 그쳤다. 다시 승기를 잡았다. 결국 39-28으로 앞선 23이닝 40점 고지를 밟으면서 6점을 추가한 응우엔을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행직은 세계랭킹 1~14위에게 주어지는 32강 본선 직행권을 획득해 예선 라운드 없이 토너먼트서부터 출발했다. 32강에서 크레스포 카를로스(스페인)를 40-19로 가볍게 따돌린 그는 16강에서 이집트의 강자 사메 시드홈을 만나 32이닝 끝에 40-32 쾌승을 거뒀다. 8강에선 이번 대회에서 세계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와 최성원을 연달아 누르며 최대 이변을 일으킨 최완영(충남연맹)과 ‘코리언 더비’를 펼쳐 40-16(22이닝)으로 가볍게 누르고 4강에 올랐다. 운명의 결승행 티켓을 두고 겨룬 건 터키의 루트피 세넷. 15이닝까지 23-30으로 끌려간 그는 16이닝에 하이런 8점을 해내면서 31-30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22이닝에 40점 고지를 밟으면서 36점에 그친 세넷을 눌렀다.

김행직은 대회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80점을 획득하면서 세계랭킹도 9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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