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ZONE 맛집]"어머님은 평냉이 싫다고 하셨어" 非평냉계 냉면명가 10선
    • 입력2017-07-10 06:50
    • 수정2017-07-1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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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디지털기획부 이주상·이우석·황철훈기자]‘어머님은 평냉이 싫다고 하셨어~.’

바야흐로 평냉(평양냉면) 전성시대다. 너도 나도 냉면은 역시 평양냉면이 제맛이라며 엄지를 곧추세운다. ‘좀 한다’는 평양냉면집 앞엔 늘 사람들의 긴 줄로 문전성시다. 여름에 그 길이가 더 늘어난다. 뿔테안경쓰고 TV에 나와 아무리 냉면은 원래 겨울음식 임을 강조해도 여름에 가장 긴 줄을 드리운다.

차가운 고기 육수에 면을 마는 냉면은 다른 나라에선 찾아보기 힘든 한국인의 음식이다. 고기와 무, 계란, 메밀 등이 어우러진 균형잡힌 식단이다. 또 무더위에 잃어버린 입맛을 찾아주는 든든하고 대견한 ‘여름 처방’이다.

헌데 최근 냉면을 먹는데 눈치가 보인다는 이들이 많다. 입맛은 서로 다른 게 맞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슴슴한 육수에 메밀을 쓴 평양냉면 위주로 ‘주류’가 형성되며 오직 ‘평냉’ 만이 정답이 돼버렸다.

냉면을 먹는데 그것이 ‘평냉’이 아니라면 백마디 잔소릴 듣기 마련이다. 고깃집이나 분식집 냉면까지는 아니더라도 ‘비평냉’류의 비빔냉면 정도를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치자. 여기저기서 평냉 마니아들로부터 ‘맛쪼렙’, ‘혀병신’, ‘저질입맛’ 등 비난이 쏟아진다. 기나긴 면스플레이션(냉면에 대한 달갑지 않은 설명)이 이어지고, 이마저도 거부했다간 업신여김을 받기 일쑤다.

하지만 냉면 세계에 꼭 평양냉면 만이 맞는 답은 아니다. 강한 양념에 메밀 함량이 다소 떨어지는 면을 사용한 냉면에게도 팬덤이 분명히 존재한다. 내 어머니도 사실 평냉을 대접했더니 “이게 뭔 맛이냐”고 반문하셨다. 밍밍해서 싫다고 하셨다.

매콤달달한 양념에 비벼낸 함흥냉면도 있고, 탄성좋은 전분 면을 동치미 육수에 말아낸 산봉냉면도 강남아줌마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왔다. 육수를 낼 때 꿩고기를 쓰거나, 도서 지형 특성상 까나리 액젓을 넣은 백령도식 냉면도 찾는 단골이 많다.

하늘을 찌르는 평냉의 인기 속에 ‘비평냉’계 인기 냉면 맛집을 다녀왔다. 모두 10곳이다.

사곶냉면
인천 사곶냉면

◇인천 사곶냉면=인천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황해도 냉면의 자취가 오롯이 남아있다. 인천광역시에 도서군인 옹진군이 편입됨에 따라 황해도 장산곶과 붙어있던 백령도의 냉면이 박물관 표본처럼 원형을 간직하고 남아 전해진다.

인천광역시에 백령도식 냉면집이 (마치 맥아더처럼) 여러 곳 상륙했는데 그중 한 곳이 바로 사곶냉면이다.

백령도에선 냉면 육수를 낼 때 소고기나 꿩고기 대신 보통 돼지뼈를 넣어 우리는데, 사곶냉면 역시 뽀얀 사골육수에 메밀 면을 말아낸다. 독특하게도 까나리 액젓을 넣어먹는 것이 특징이다. 테이블마다 식초.겨자와 함께 까나리액젓 병이 놓여있다. 젓갈을 넣고나면 맛이 한결 풍성해진다. 섬에서 생겨난 냉면의 특징이랄 수 있다.

●가격=물(비빔)냉면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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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층엔 칡 냉면도 인기다. 경기 고양 고자리 칡 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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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 고자리 칡 냉면

◇경기 고양시 고자리칡냉면=일산에선 꽤 유명한 맛집으로 점심시간 뿐 아니라 저녁 시간에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집 칡 냉면은 칡과 함께 고구마전분과 흑미 등을 배합해서 만든 쫄깃한 면과 함께 황태를 푹 우려낸 새콤달콤한 육수가 특징이다.

살얼음이 아삭하게 씹히는 육수와 함께 빨간 고추양념과 엄청난 양의 채를 썬 오이와 삶은 계란을 면 위에 올려 나온다. 보기에도 양이 상당하다. 찰기가 없는 평양냉면과 달리 쫄깃한 면발과 새콤달콤하고 알싸한 육수가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데 제격이다. 매콤한 육수와 아삭한 오이가 어우러져 매운맛이 중화되며 개운하다. 평양냉면에 익숙한 이들에겐 자극적일 수도 있겠다.

매운맛에 익숙지 않다면 같이 나오는 황태육수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양이 많은 사람은 주문 전에 양많이를 주문하면 추가요금 없이 면을 추가해준다.

●가격=물(비빔)냉면 9000원, 어린이 냉면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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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보광동 동아냉면

◇서울 보광동 동아냉면=매운 냉면으로 이름을 알린 이곳은 상당히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맛집이다. 물냉면을 시키면 가늘고 쫄깃한 면 위에 매운 고추양념장이 뿌려져 나온다. 매운 고추양념을 휘저으니 냉면 육수가 온통 벌겋다. 냉면을 한입 들이켜니 알싸한 매운맛이 코끝에서 느껴진다.

매운맛과 단맛 신맛은 주문시 강약 조절이 가능하다. 같이 나오는 육수는 아주 진하고 감칠맛이 느껴지나 좀 짜다.

새콤달콤한 육수는 고자리 칡 냉면에 비해 덜 강하나 매운맛은 입가가 살짝 아릴 정도로 더 맵다. 중독성있는 매운맛으로 많은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은 매운맛을 즐기려는 외국인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주 맵게 주문하면, 냉면을 들이켤 때 재채기와 콧물이 나올 수 있으니 주의 요망.

●가격=물(비빔)냉면 7000원, 만두(4개)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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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덕동 무삼면옥

◇서울 공덕동 무삼면옥=무삼(無三), 말 그대로 무설탕, 무MSG, 무색소 등 3가지가 없다는 뜻이다.

표고버섯의 강한 향이 첨가돼 평양냉면과는 또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일체의 첨가물은 물론 소금도 거의 넣지 않은 저염식 육수에 100% 순수 메밀냉면이 주메뉴다. 국산 메밀만 고집하는 주인장은 당일 직접 제분한 메밀로 면을 뽑는다. 또한 메밀 향을 살리기위해 고된 찬물 반죽만 고집한다.

100% 메밀면은 찰기가 거의 없어 꾸덕꾸덕하며 담백하다. 국내산 한우 양지와 사태로 우려낸 육수는 밍밍하다. 하지만 고명과 육수에 녹아든 표고버섯향이 느껴진다. 난생 처음 평양냉면을 접했을 때의 당혹감과는 살짝 다른 느낌이다.

메밀의 루틴 성분은 고지혈과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좋단다. 몸이 좋아지는 건강식이라 생각하고 한 그릇 뚝딱 비웠다. 참고로 이집은 주문 즉시 면을 뽑기 때문에 시간이 꽤나 걸린다. 손님이 붐비는 점심시간대는 족히 한시간이 걸릴 수 도 있다. 냉면은 슬로 푸드란다. 그것도 베리 슬로 푸드…

●가격=100% 메밀냉면 1만1000원, 50% 메밀냉면 9000원

해물냉면
서울 영등포 시추안하우스 해물냉면

◇시추안하우스(중국식 해물냉면)=맑은 평양냉면 육수와 달리 중국냉면은 진하고 달달한 맛, 푸짐한 고명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 시추안하우스의 여름메뉴인 해물냉면에는 간장 빛깔의 육수에 하얀 밀가루 중화면, 그리고 전복과 해파리냉채, 건해삼, 표고버섯, 새우, 오징어 등 갖은 고명이 가득하다.

겨자와 땅콩 소스를 넣고 휘저어 먹으면 진한 노계 육수의 감칠맛과 땅콩 소스의 고소함이 탱탱한 면과 어우러져 감칠 맛이 난다.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새콤하고 달달한 중독성 있는 닭 육수에 고명으로 들어간 해파리 냉채와 오징어, 전복, 표고버섯의 다채로운 식감이 더해져 씹을수록 점입가경이다. 마치 냉면과 물회의 콜라보레이션이랄까. 무더운 여름을 이겨낼 여름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맵지않아 아이들도 좋아한다.

●가격=해물냉면 1만3000원

유천냉명
서울 풍남동 유천냉면

◇서울 풍납동 유천냉면=1982년에 문을 열어 35년 전통을 자랑하는 칡냉면 전문집이다. 칡의 건강 성분을 마케팅에 십분 활용해 창업 초반부터 미식가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유천냉면’이라는 상호는 창업주인 우화자 사장이 살았던 풍납동 유천 빌라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 오늘날 ‘유천 냉면’이 되었다는 일화를 가지고 있다. 칡냉면은 비빔장 이외에 고명으로 오이, 무, 달걀, 배를 올려 준다.

특히 다른 업소에 비해 값비싼 배를 굉장히 커다랗게 썰어 올려 식당을 찾은 사람들의 기분을 뿌듯하게 만든다. 비빔양념은 매콤한 맛이 특징이며 단맛은 적다. 육수는 사골을 삶아 끓였다 며칠간 숙성한 후 내놓는다.

항상 손님들로 북적여 냉면의 회전율이 높아 신선도가 높다. 유천냉면은 창업이후 번창을 거듭해 2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쓰고 있으며 인근에 주차 빌딩까지 갖춘 대형 매장으로 거듭났다.

●가격=물(비빔)냉면 8000원, 회냉면 9000원

화평동원조할머니냉면
인천 화평동 원조할머니냉면

◇인천 화평동 원조할머니냉면=일명 세숫대야 냉면이다. 그릇이 글자 그대로 ‘냉면 그릇’보다 2~3㎝는 더 크다. 여기다 살얼음 낀 물냉면을 가득 담아나온다. 물냉이나 비냉이나 매한가지 맵싸한 양념을 얹었다. 살짝 단맛이 도는 육수에 들깨가루와 무김치로 고소함을 더했다.

다진 양념을 풀고 겨자와 식초를 넣고 저으면 군침과 함께 서늘한 냉기가 돈다. 시원하고 매콤한 국물을 면과 함께 들이 마신다. 면은 얇고 탄력있다. 메밀 함량은 적은 편. 하지만 각자 1메뉴씩 주문하면 사리를 무한제공한다. 동인천역 인근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골목하면 다 안다.

●가격=물(비빔)냉면 6000원, 회냉면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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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 함흥냉면

◇서울 영등포 함흥냉면=1967년 창업, 올해로 꼭 50년을 맞는 영등포 함흥냉면은 서울 남부권 함흥식 냉면의 맹주다. 영등포 일대는 물론이며 마포, 구로를 비롯해 경기 서남부권에서 매콤한 냉면을 찾아오는 단골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간재미를 쓴 회냉면과 고기 수육을 얹은 비빔냉면, 시원한 물냉면이 인기 아이템이며, 큼지막한 김치만두와 고기만두도 불티난다.

매콤달콤 양념에 쫄깃한 고구마 전분 세면(細麵)을 쓱싹 비벼 후루룩 빨아가며 맛보면 그 맛에 중독된다. 따끈하고 구수한 고깃국물 육수를 옛날식 팔각컵에 따라 후후 불며 마시면 이열치열 여름 무더위를 잊을 수 있다.

●가격=물(비빔, 회)냉면 9000원

산봉냉면
서울 압구정동 산봉면옥

◇서울 압구정동 산봉면옥=1985년에 대치동 그랜드 백화점 내부 식당으로 창업해 지난 30여년간 강남 아줌마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곳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비결은 ‘정성’이라고 한다. 육수는 사골을 우려내서 만드는데 이틀 정도 숙성시켜 내놓으며, 다데기 또한 여러 양념을 섞어 육수처럼 이틀 정도 숙성해 만든다.

살얼음이 동동 뜬 함흥식 물냉면으로 면발은 가늘고 쫄깃하며 사골 육수와 동치미국을 섞어 만든 국물이 입에 쩍쩍 붙는 감칠맛이 일품이다. 면발이나 육수에 자세한 재료와 비법은 영업비밀이라며 더 이상 알려주지 않았다.

●가격=물(비빔)냉면 6000원, 회냉면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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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창신동 깃대봉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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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창신동 깃대봉냉면

◇서울 창신동 깃대봉냉면=‘전통의 참맛’을 표방하며 50년 전통을 지켜온 종로의 대표 맛집이다. 원래는 낙산공원에서 개업해 2대째 가업을 이어오다가 창신동으로 이전했다. 예전 낙산공원에 국기게양대가 있어다하여 깃대봉이란 이름이 붙었다.

‘매운냉면의 성지’로 명성이 자자한 깃대봉냉면은 6단계로 매운맛 조절이 가능해 6단계(하얀맛)는 어린 아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고기육수를 쓰는 여느 냉면집과 달리 면수와 각종 채소 만을 우려낸 국물을 기본 육수로 쓴다. 여기에 새콤달달함과 칼칼한 청양고추의 매운맛을 더해 시원하며 입에 쩍쩍붙는 감칠 맛이 일품이다. 매운 육수와 함께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의 면은 오감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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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대봉 냉면은 주문시 매운맛의 정도를 6단계로 선택할 수 있다.

면은 메밀없이 전분과 밀가루를 배합해 밀면이나 쫄면처럼 차지고 쫄깃하다. 매운 맛을 내는 고추양념의 비밀은 청양고추가루와 갖은 양념을 배합해 1주일 이상 숙성해서 사용한다. 매운맛에 정말 자신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2단계 보통맛을 권한다. 보통맛도 충분히 맵다.

●가격=물(비빔)냉면 6000원, 곱배기 8000원.
color@sportsseoul.com

사진은 경기 고양 고자리 칡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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