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김기태 감독과 세리머니 하는 헥터, 시즌 12승
KIA 선발투수 헥터가 2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삼성의 경기 에서 삼성에 승리한 뒤 김기태 감독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헥터는 7이닝 3실점의 호투로 시즌 12승을 기록했다.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헥터 노에시(30)가 6연속경기 승리를 포함해 선발 13연승을 달리며 쾌속항진을 하고 있다.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해 15승 5패 방어율 3.40을 기록했던 헥터는 올해 단 15경기 만에 12승 무패 방어율 2.92로 ‘극강’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헥터는 상승세 이유로 “그저 열심히 훈련한 것 말고는 달라진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윈터리그에 참가하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게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라고 평가한다. KBO리그 타자들에게 적응해 약점을 공략하는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 등 적장들은 “주자가 없을 때에는 편하게 툭툭 던지다가 위기를 맞으면 전력투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능력 자체가 발군”이라고 칭찬했다.

체력과 기술뿐만 아니라 영리한 볼배합도 승승장구하는 비결이다. 특히 지난 28일 광주 삼성전에서 보여준 볼배합은 타고투저 현상에 신음하는 KBO리그 투수들에게 큰 시사점을 남겼다. 두 가지 무기로도 충분히 타자를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KIA 김기태 감독은 “타격훈련 할 때 가슴 높이로 날아드는 공을 치는 타자는 거의 없다. 그런데 같은 높이로 날아오다 떨어지는 변화구에는 반응을 한다. 이 부분을 투수들이 역으로 활용하면 효과를 보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포수 이마 근처로 날아드는 하이패스트볼과 같은 궤적으로 날아오다 떨어지는 커브를 던질 수 있다면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는 의미다.

[SS포토] 호투 헥터, 여유가 느껴지는 웃음
2017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IA 헥터가 4회 투구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잇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헥터는 이날 경기에서 그 이유를 증명했다. 컷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기본 변화구를 타자들의 벨트라인 근처로 던지면서 가슴 높이로 날아드는 빠른 공과 크게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KIA 이범호는 “가슴 높이로 날아드는 빠른 공을 투수가 의도적으로 던진다면 구속이 142㎞ 정도만 나와도 쉽게 칠 수 없다. 높은 공을 치는 훈련을 따로 하지 않기 때문에 밸런스가 깨져 팝 플라이가 되거나 헛스윙을 한다. 하지만 제구가 안돼 높게 날아드는 공은 회전이 약하기 때문에 장타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헥터는 “컨디션이 좋을 때에는 하이 패스트볼을 마음먹은대로 구사할 수 있다.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당연히 변화구 제구도 잘된다”고 말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커브를 두 세개씩 연속해 던지며 제구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이 패스트볼은 언제든 던질 수 있으니 커브 제구를 잡아 놓아야 볼배합을 다양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자들의 성향을 역으로 활용하는 헥터의 영리함이 선발 13연승을 이끈 셈이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