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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권 최대어로 꼽히는 휘문고 우완투수 안우진이 26일 넥센에 1차 지명됐다. 사진은 2016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끝난 제4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안우진이 꽃다발과 부상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   제공 | 한국일보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한국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베이징키즈 1차 지망자 10명이 가려졌다. 한국야구원회(KBO)는 26일 10개 구단 1차 지명자를 발표했다. 본지가 단독보도(13일자 1면)한대로 넥센이 서울권 최대어 휘문고 우투수 안우진(18)을 선택했고 두산은 배명고 우완 곽빈(18)을 지명했다. LG는 선린인터넷고 투수 김영준(18)을 낙점했다. 투수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KIA는 동성고 포수 한준수를, 롯데는 경남고 내야수 한동희를 지명해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보고 야구스타 꿈 키운 21세기 최고 세대

올해 1차 지명은 그 어느 때보다 관심도가 높았다. 2학년부터 에이스를 맡은 투수들이 워낙 많았고 실제로 145㎞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10명이 넘었다. 한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스카우트를 시작한지 15년이 넘었는데 이렇게 뛰어난 선수들이 한 해에 몰린 적이 또 있었나 싶다. 2학년 때부터 돋보이는 선수들이 많았다. 특히 서울권이 굉장하다. 투수풍년이다. 예전 3학년들과 비교하면 평균 구속이 4~5㎞ 이상 늘어났다. 140㎞대 후반, 150㎞대 초반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그 어느 해보다 많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서울권 1차 지명자 안우진, 곽빈, 김영준 외에 배병고 양창섭, 장충고 성동현, 경기고 박신지 등도 145㎞ 이상의 공을 뿌리며 스카우트의 주목을 받았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올해 고3 선수들이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한국야구가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시작으로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했는데 야구붐과 함께 많은 초등학생들이 미래 야구스타를 꿈꾸며 야구부에 지원했다. 당시 초등학교 야구부와 리틀야구붐이 거세게 분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초특급 안우진 지명한 넥센, “10년에 한 번 나오는 투수”

특급 유망주들이 집결한 가운데 올해 서울권 1차 지명 1순위 넥센은 안우진을 선택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안우진은 지난 5월 28일 서울고와 경기에서 스피드건에 156㎞를 찍어 화제를 모았다. 넥센은 “안우진의 투구 밸런스와 순간적인 힘, 경기 운영 능력은 탈고교급이다. 무엇보다 신체조건과 투구감각이 뛰어나 향후 구단의 육성시스템을 통해 몸을 가다듬는다면 지금보다 더 빠른 공도 던질 수 있다고 본다”고 높은 기대치를 전했다.

넥센 관계자는 “구단 내부에선 안우진을 10년에 한 번 나오는 투수로 보고 있다. 올해 워낙 좋은 투수들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안우진이 가장 돋보이는 투구를 했다. 사실 안우진은 메이저리그 진출도 고민했다. 하지만 고교 선배 이정후가 우리 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고 들었다. 이정후도 안우진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줬고 결국 안우진이 넥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1차로 넥센에 지명돼 영광스럽고 기쁘다. 정후 형과 통화할 때마다 팀 분위기가 좋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또 넥센은 훈련과 육성시스템이 뛰어다나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기대된다. 아직 계약은 안했지만 1차 지명해 주신 만큼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시선은 2차 지명으로... 10개 구단 전략구상에 혈안

안우진, 곽빈, 김영준을 제외한 서울권 유망주들이 2차 지명으로 밀리면서 구단들의 눈치싸움도 시작됐다. 투수와 포수를 모두 소화하는 서울고 강백호와 마산용마고 우투수 이승헌도 각각 전학과 유급으로 1차 지명 대상에서는 제외됐으나 잠재력은 누구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게다가 2009년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며 시애틀과 계약했다가 상무에서 군복무 중인 유턴파 김선기도 드래프트에 참가할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몇몇 구단은 1차 지명보다 2차 지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IA 관계자는 “우리 지역 내에도 좋은 투수가 있었지만 포수진 보강이 급했고 드래프트에서 서울권에 좋은 투수들이 나오는 만큼 포수 한준수를 지명했다. 드래프트를 통해 유망주 투수를 수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개 구단의 미래를 좌우할 2차 신인지명회의는 오는 9월 11일에 열린다.

bng7@sportsseoul.com

1차지명
2018 10개 구단 1차 지명자 | 한국야구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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