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16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4번 타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벤치의 실수로 4번 타자 이대호 대신 선발투수였던 노경은이 들어가면서 롯데는 넥센에 1-2로 역전패했다.

임시 선발로 마운드에 선 노경은은 6이닝 4피안타 3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올해 가장 빼어난 투구를 했다.

그러나 타선이 터지지 않는 데는 손쓸 도리가 없었다. 게다가 타석에 들어간 4회와 6회 모두 주자가 1루에 있었지만, ‘투수에게 안타를 맞을 수 없다’는 각오로 던진 제이크 브리검의 역투에 연달아 삼진으로 물러났다.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이대호가 4번 타자로 정상적으로 출전했더라면 경과가 달라졌을지 모른다.

허무하게 역전패한 롯데는 4연패 늪에 빠지며 29승 35패로 리그 7위에 머물렀다. 어느덧 5위권과는 5경기나 격차가 벌어졌다. 최하위 삼성 라이온즈와도 5.5경기밖에 차이가 안 난다.

17일 고척 넥센전에 앞서 조원우 롯데 감독이 ‘4번 타자 노경은’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어제 사실 많이 상황이 복잡했다. (손)아섭이, (김)상호, 마지막으로 (강)민호까지 (출전 여부를 놓고) 고민했다. 그래서 오더를 여러 장 썼는데, 전달 과정에서 (이대호가 지명타자로 적힌) 오더가 잘못 전달되는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전날 경기에 앞서 조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오늘은 1루수로 최준석, 지명타자로 이대호가 나간다”고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이에 맞춰 라인업을 적은 뒤 마지막에 ‘이대호 1루수, 최준석 지명타자’로 수정했지만, 제출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조 감독은 “어쨌든 크로스체크(교차검증)하지 못한 내 책임”이라고 인정했다.

한편, 롯데는 우완 투수 김원중을 1군에서 말소했다.

조 감독은 “김원중에게 휴식을 주는 차원에서 1군에서 뺐다. 마침 (노)경은이가 잘 던져서 다음 주 kt 3연전 마지막 날 나가면 될 것 같다. 엔트리 빈자리에는 내일 선발로 나설 (브룩스) 레일리를 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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