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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트와이스 미나에 이어 에이핑크까지 살해 협박을 받았다. 연예인의 존재 기반은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고, 어느 정도의 반작용은 감수할 필요도 있지만 도를 넘는 극소수의 잘못된 행태는 피해가수 뿐 아니라 일반 팬들에게도 정신적 충격을 입힌다. 피해를 입은 연예인들도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하는 분위기다.

에이핑크 소속사인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5일 통화에서 “한 남자가 14일 강남서로 전화를 걸어 ‘에이핑크 기획사에서 나를 고소했다. 에이핑크를 칼로 찔러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며 “경찰 6명이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로 찾아와 원한 관계를 가질 만한 이들에 대해 묻는 등 수사하고 신변 보호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당시 멤버들은 성동구 연습실에 있었는데 관할서 경찰 2명이 연습실로도 찾아왔다”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멤버들은 귀가했다”고 설명했다.

소속사는 지난 4월 멤버들을 상대로 악성 댓글을 단 누리꾼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법적 대응과 관련된 사람인지는 알 수 없다”며 “에이핑크의 일정에 사설 경호원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화를 걸어온 협박범의 소재와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미나도 최근 살해 협박 글에 피해를 당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손 위에 식칼을 얹은 사진과 함께 미나 씨를 살해하겠다는 섬뜩한 글이 올라온 직후 해당 게시물은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13일 JYP엔터테인먼트는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일베의 한 회원이 올린 미나 관련 협박글에 대한 법무팀의 법률적 검토 결과 선처 없이 고소, 고발 등 강경 대응할 방침”이라며 “향후 유사한 건에 대해서도 모든 법률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한 누리꾼은 자신이 해당 게시물 작성자라고 주장하며 “사안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 이같은 행동을 했다”는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JYP측은 무분별한 네티즌들의 글에 명예 훼손 뿐만 아니라 안전까지 위협을 받으며 해당 네티즌을 처벌받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스토킹을 넘어 살해협박에 준하는 위협을 당한 연예인은 셀 수 없이 많다. 지난 1998년 가수 김창완이 11년간 자신을 괴롭혀 온 스토커를 고소하면서 도를 넘어선 극소수 팬의 위험성이 공론화됐다. 당시 이 스토커는 1년의 실형 선고에도 불구하고 복역 후 다시 김창완을 찾아가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배우 조인성과 가수 서태지는 집에 사생팬이 무단 침입을 하는 피해를 입었고, 양금석, 김미숙 등은 오랫동안 자신을 쫓아온 스토커 때문에 법적 조치에 들어가기도 했다.

배우 이승신은 지난 2007년 남편인 김종진이 속한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공연을 보다 김종진의 스토커에게 머리를 가격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또 아이유는 인터넷 방송에서 자신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을 공개적으로 일삼는 BJ 때문에 고초를 겪기도 했다. 엑소, 빅뱅 등 인기 아이돌들은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생팬’들에게 항상 노출돼 있는데, 이들이 실제로 가수를 쫓다가 이따금 도를 넘는 행동을 하는 사례가 있다. 격투기 선수 송가연은 지난 2014년 SNS를 통해 “아, 송가연 죽이고 싶다. 진심으로 살인충동 느낀다. 조만간 엔진톱 살 거다. 어떤 용도로 쓸지 모르겠는데 웬만하면 네X에게 안 쓰도록 해주길 바란다”는 글이 올라온 뒤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이 남성은 5개월 후인 지난 2015년 3월, 모욕과 협박 고소사건에 의거,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연예인은 항상 주변에 팬들이 있기 때문에 스토커나 살해협박범과 정상적인 팬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선을 넘는 행동을 할 잠재적 위험군을 가려내기가 여의치 않다는 의미다. 또 SNS의 발달 등으로 익명성이 확장되고, 자신이 남기고 싶은 메시지를 연예인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할 창구가 넓어진 것도 살해 협박이나 스토킹을 용이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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