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경기. 롯데 이대호. 2017. 5. 13. 사직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사직=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리’의 싸움이다. 이대호(35·롯데)와 김선빈(28·KIA)의 타격왕 경쟁에 불이 제대로 붙었다. 마침 롯데와 KIA가 사직구장에서 주중 3연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둘의 만남에서 타격 순위가 바뀔 수도 있는 만큼 자존심 대결도 치열하다.

이대호는 2006년, 2010년과 2011년 타격왕을 차지했다. 2011년에는 도루를 제외한 전대미문의 타격 7관왕을 차지했다. 2011년 시즌을 마친 뒤 일본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ML)를 거쳐 올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롯데로 복귀했다. 일본과 미국에서도 모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등 해외무대에서도 활약한 이대호는 올시즌 복귀와 함께 13일 까지 59경기에서 타율 0.370으로 이 부문 1위를 줄곧 지키고 있다. 81안타(2위), 11홈런(10위), 39타점, 장타율 0.543(8위), 출루율 0.437(2위), 득점권 타율 0.371 등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대호의 장점은 힘과 정교함을 두루 갖췄다는 점이다. 이미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장타율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94㎝, 100㎏의 거구에도 부드럽고 유연해 스윙 자체가 가볍고 경쾌하다. 큰 체격에도 타율과 최다 안타, 출루율 등에서 모두 선두를 다툴 수 있는 이유다.

김선빈은 체격에서 이대호와 대조를 이루지만 야무지게 방망이를 돌리는 스타일이다. 165㎝(77㎏)인 김선빈은 지난해까지 KBO리그 최단신 선수였다. 장신들이 즐비한 야구 선수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띈다. 김선빈은 지난해 상무에서 제대해 시즌 마지막 6경기에서 타율 0.360을 기록했는데 올시즌에는 동계훈련을 충실히 한 덕을 보고 있다. 타율 0.362(2위), 75안타(1홈런), 장타율 0.449, 출루율 0.414(8위)를 기록 중이다.

김선빈은 약점인 작은 체구를 오히려 장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타격시 바짝 웅크린 자세로 상대 투수로 하여금 스트라이크존을 좁히도록 만든다. 자기 만의 존을 만들어 두고 그 곳으로 들어오는 공은 놓치지 않고 있다. 홈런은 1개에 불과하지만 2루타를 15개 때려냈다. 무엇보다 득점권 타율이 0.468(2위)로 기회에 강하다. 이대호와는 사뭇 다른 매력으로 어필하고 있는 김선빈은 5월 월간 타율 0.391을 기록하는 등 이달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이대호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치열하게 경쟁 중인 이대호와 김선빈은 지난 13일 사직구장에서 만났다. 이대호는 1회 2사 3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고 7회에도 안타 하나를 추가했다.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타율을 0.369에서 0.370으로 조금 끌어 올렸다. 김선빈은 1볼넷 1사구 1득점을 기록했지만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선빈의 타율은 0.366에서 0.362로 떨어졌다. 이날 경기 후 둘의 격차는 3리에서 8리 차로 조금 벌어졌다. 하지만 14일 경기에서 이대호가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김선빈은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대호의 타율은 0.363로 떨어졌고, 김선빈은 0.362를 유지했다. 불과 1리 차다. 그야말로 살얼음판 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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