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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고진현기자] 프로배구의 든든한 후원자로 무려 10년간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던 NH농협이 정들었던 코트를 떠나게 됐다.
2007~2008시즌부터 프로배구 타이틀스폰서를 맡았던 NH농협이 최근 더이상 타이틀스폰서를 맡을 수 없다는 뜻을 한국배구연맹(KOVO)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NH농협의 프로배구 타이틀스폰서 기간 10년은 이 부분 국내 최장기간이다. NH농협의 프로배구 타이틀스폰서 중단은 전적으로 기업의 내부 문제에서 비롯됐다. STX, 대우해양조선 등에서 막대한 부실채권이 발생한 NH농협은 올해부터 전 부서가 예산 30%를 절감하는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NH농협의 프로배구 타이틀스폰서 중단은 이러한 회사 사정에서 비롯됐다. NH농협 관계자는 “국내 프로 스포츠 후발주자인 배구를 후원하면서 기업과 스포츠가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을 만들었는데 기업 사정으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NH농협이 타이틀스폰서를 맡은 이후 프로배구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지난 2005년 국내 프로 스포츠의 후발주자로 뛰어든 프로배구가 겨울 실내스포츠의 킬러 콘덴츠로 자리잡게 된 배경은 NH농협의 든든한 후원이 큰 힘이 됐다. NH농협은 타이틀스폰서료로 해마다 20~25억원 규모의 안정된 재원을 KOVO에 후원해왔다. 국내 프로배구는 NH농협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충성도 높은 팬의 열광적인 성원을 더해 가파르게 성장했다. 프로배구는 지난 3월 시장조사 및 스폰서십 효과 분석 업체 ㈜더폴스타가 TV 시청률을 바탕으로 조사한 프로스포츠 인기 순위에서 프로야구에 이어 당당히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NH농협의 타이틀 스폰서 중단으로 KOVO의 발걸음은 바빠졌다. 대한항공 조원태(42) 사장이 오는 7월1일부터 KOVO의 새로운 총재로 부임하게 된 가운데 KOVO 새 집행부는 타이틀 스폰서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게 됐다. KOVO 사무국은 새 총재사인 대한항공 측에 이 사실을 가장 먼저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년에 걸친 NH농협의 프로배구 타이틀 스폰서십은 스포츠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친서민적 금융기업’인 NH농협은 프로배구 콘텐츠가 지닌 튀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이미지를 절묘하게 흡수해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jhko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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