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카타르전 소집 명단 발표, 물 마시는 슈틸리케 감독
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 소집 명단을 발표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6월 8일 UAE에서 이라크와 친선경기를 한 뒤 13일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으로 카타르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2017. 5. 22.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답은 나왔다. 이제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보내야 할 때다.

이란의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라는 호재도 살리지 못했다. 한국은 14일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 카타르와의 원정 경기에서 수비가 와르르 무너지면서 2-3으로 패했다. 선수들은 두 골을 먼저 내주고 동점까지 만드는 투혼을 발휘했다. 거기까지였다. 후반 29분 하산 알 하이도스의 결승포가 터지면서 태극전사들의 모든 노력들은 물거품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3일 중동으로 떠나기 전 “국민들이 한 번만 믿어주고 성원해주면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고 했다.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국민들과 팬들에게 먼저 믿음을 줬어야 했다.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들어 ‘아시아의 맹주’란 자부심을 무색하게 하는 처참한 성적을 내고 있다. 홈에선 한 골 차 신승을 4차례나 챙겼지만 4번의 원정 경기에서 승리 없이 1무3패를 거두고 있다. 승점 13으로 본선 직행권인 A조 2위는 유지하고 있지만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여전히 추격당하고 있다. 이제 한국의 남은 최종예선 두 경기는 8월31일 1위 이란과의 홈 경기, 9월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경기다. 이란은 승점 20으로 본선행을 조기 확정지었지만 한국 원정에서 자존심을 지키려고 할 것이다. 한국이 이전 홈 경기처럼 이긴다는 보장을 더 이상 할 수 없다. 우즈베키스탄이 홈에서 열리는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죽기살기로 나설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란의 전력과 원정 경기에서 매우 약한 한국의 전력을 감안하면 남은 두 경기에서 2위를 유지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슈틸리케의 지난 2년 9개월은 그야말로 ‘혹세무민’이었다. 축구판을 어지럽히고 국민들을 속였다. 부임 초반엔 아시안컵 준우승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8전 전승 등으로 지지를 얻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어로 “우리 선수들을 믿어달라”고 하고, 연탄배달 자원봉사에도 땀을 흘리는 등 축구 외적인 노력도 다했다. 최종예선 들어 그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태극전사들의 책임도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슈틸리케의 지도력 부재 만큼 끔찍한 이유는 없었다. 카타르 원정은 슈틸리케 감독이 더 이상 한국에 머무르면 안 된다는 점을 증명한 한 판이었다. 그가 오면서 한국 축구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렸다.

그가 떠나야 한다. 한국 축구는 ‘슈틸리케호’를 내려야 한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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