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축구대표팀의 파주 훈련, 이제는 형님들이 보여줄 때다!
이청용 등 축구대표팀의 선수들이 31일 오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진행된 소집 훈련을 준비하며 슈틸리케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2017.05.31. 파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공격의 기동성과 활동량을 살려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카타르와 8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을 향해 순탄하게 걷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점 3’을 얻어내야 하는 중요한 경기다. 최종예선 A조 2위인 한국(승점 13)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의 추격에서 벗어나야 하는 동시에 1위 이란(승점 17)을 부지런히 따라잡아야 하는 불안한 위치다. 남은 경기가 이란(홈)과 우즈벡(원정)을 상대하는 힘겨운 일정임을 고려할 때 이번 카타르전은 승리 외에 다른 목표를 설정할 수 없다.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전공 신문선 교수팀은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는 ‘슈틸리케호’에 제언을 전했다. 경기를 앞두고 고려해볼만한 내용들이 담겼다.

◇밀집수비 깰 기동성 살리자…황희찬 원톱 어떨까

신 교수팀은 대표팀의 인적 구성을 우선 살폈다. 카타르전을 앞둔 대표팀에는 김신욱(전북), 이정협(부산) 등 공중볼을 다퉈줄 타깃형 원톱이 없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그 역할에 가장 가깝지만 플레이 성향상 중원으로 내려와 공을 잡고 침투하는 2선 동료들에게 연계하는 경우가 많아 원톱으로서 상대 밀집수비를 흔들어놓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원톱을 소화할 수 있는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이근호(강원)는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보다는 ‘일대 일’ 상황에서의 돌파에 더 능하다. 손흥민(토트넘), 남태희(레퀴야), 황일수(제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등 공격진이 돌파와 스피드가 강점인 자원들이라 전체적인 구성의 초점은 높이가 아닌 기동성과 활동량에 맞춰져 있다.

신 교수는 “김신욱을 제외한 것은 크로스 전술에서 벗어나려는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적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이 부분은 슈틸리케 감독이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조기소집한 선수들과 좁은 공간에서의 일대 일 상황에서 주변 동료를 활용한 짧고 빠른 패스로 공을 전개해나가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어 신 교수는 “황희찬은 수비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플레이에 능하다. 기존 공격수들과는 다른 패턴의 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황희찬의 침투와 2선의 전진으로 다양한 공격루트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예선 7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득점은 1.29골, 경기당 평균 유효슛이 3.57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서 슛이 시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성용의 전진 배치+손흥민 활용 극대화

신 교수팀은 한국이 최종예선 A조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평균 639.5회)했고 정확도도 높았지만(79%) 전진패스의 비중이 48%에 그쳤고 중거리 패스가 66%로 많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상대 수비라인을 꿰뚫는 침투패스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신 교수는 “이라크 평가전 후반 기성용이 전진배치 된 이후 12번의 패스 가운데 8번의 패스를 전방 공격진에게 연결했다”면서 기성용의 전진배치가 공격적인 운영에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재성과 남태희가 전방의 동료들에게 패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은 만큼 공격적인 뒷받침을 해줄 중원 조합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전적인 패스는 에이스 손흥민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과 연관돼 있다.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골문을 노리는 스타일의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적절한 패스를 받지 못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 교수는 “손흥민이 대표팀에서는 패스를 받는 위치가 낮다. 골문을 바라보며 패스를 받았을 때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는데 대표팀에서는 상대 수비를 등지고 패스를 받는 장면이 많다 보니 돌파력과 스피드를 살리지 못했다. 아무리 뛰어난 공격수라도 양질의 패스가 있어야 골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격 강화에 집중, 그러나 역습 ‘한 방’은 주의

수비라인을 뒤로 물린 상대를 맞아 공을 소유하는 시간을 늘리고 공격을 주도해가는 것은 좋지만 역습 한 번에 허무하게 실점해서는 이길 수 없다. 카타르의 주요 공격수인 세바스티안 소리아가 경고누적으로 한국과 경기에 결장하는 가운데 신 교수팀은 하산 알 하이도스가 카타르의 역습상황에서 요주의 인물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 교수는 “카타르가 선수비 후역습을 선택하면 한국의 공격라인이 올라가고 뒷쪽으로 공간이 생기게 된다.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4-2-3-1 형태가 상대 역습에 대비하는 안정적인 전술이 될 수 있다. 약속된 전술로 전방에서부터 조직적인 압박을 가해 패스의 질을 떨어트리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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