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슈틸리케 감독, 이제는 우리가 U-20의 열기를...
축구대표팀의 슈틸리케 감독이 31일 오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진행된 소집 훈련을 감독하고 있다. 2017.05.31. 파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유효슛 0개, 실험의 목적이 강했으나 하품만 나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8일 오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라스알카이마 에미리츠 클럽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14일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8차전 원정을 앞두고 모의고사 성격을 띤 이날 경기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이후 처음으로 스리백 전술을 실험했다. 중심은 기성용이다. 2선의 핵심 요원으로 뛴 주장 기성용을 최후방 수비수로 내려 홍정호 장현수와 호흡을 맞추게 했다. 2선엔 박주호 한국영 남태희 김창수가 나섰다. 손흥민 이청용이 좌우 날개로 나선 가운데 지동원이 원톱으로 출격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초반부터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의도한 대로 스리백 중앙에 선 기성용이 예리한 롱패스로 초반 손흥민의 돌파를 끌어냈다. 상대가 뒤로 물러났을 땐 기성용이 적극적으로 올라와 공격을 도왔다. 하지만 실리적인 장면은 극히 적었다. 기성용의 발끝에서 시작되는 빌드업 속도는 나쁘지 않았으나 전방에서 상대 밀집 수비를 흔들만한 부분 전술이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과 이청용이 위치를 바꿔가며 나름 교란 작전을 펼쳤으나 나머지 선수의 움직임이 다소 아쉬웠다. 전반 35분 손흥민이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때린 슛이 전부였다. 오히려 전반 41분 상대 세트피스 때 위협적인 슛을 내주는 등 경기력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양 팀 모두 ‘유효슛 0’을 기록, 맥빠진 전반전이었다.

후반이 나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을 다시 2선으로 끌어올린 4-1-4-1 전술로 돌아선 가운데 손흥민 이청용 남태희를 쉬게 하고 이명주 이근호 황희찬을 투입했다. 황희찬이 최전방에, 지동원 이근호가 측면에 섰다. 이명주가 기성용과 중앙에서 짝을 이뤘다. 팀 스피드가 확연히 달라졌다.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지난 시즌 16골을 몰아치며 쾌조의 컨디션을 뽐낸 황희찬은 초반부터 저돌적으로 상대 뒷공간 파고들었다. 이명주 기성용도 중원에서 예리한 패스를 넣으면서 전반보다 짜임새 있는 플레이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0의 균형은 깨지지 않앗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19분과 32분 지동원 기성용 대신 이재성 황일수를 투입, 공격 속도를 끌어올렸다. 전방에서 몇차례 연계플레이를 시도했으나 문전에서 슛 한 번 때리기 어려웠다. 이재성이 후반 39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한차례 날카로운 슛을 시도했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난 장면이 그나마 돋보였다. 황희찬 황일수 등 발빠른 공격수들이 문전을 두드렸으나 사실상 처음 호흡을 맞추는 이들의 시너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끝내 유효슛 하나 없이 카타르 원정길에 나서게 됐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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