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정민태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는 이상군 감독대행
한화 이상군 감독 대행(오른쪽)이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화와 두산의 경기에서 정민태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가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 안에서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SK와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9회말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감독대행 집권 이후 11경기(3일 현재)에서 5승 6패를 거뒀다. 김성근 감독 퇴진 직후 4연패에 빠졌던 점을 고려하면 빠른 시간에 분위기 수습에 성공한 것이다.

가장 달라진 부분은 베테랑 주도의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태균, 정근우(이상 35), 배영수(36) 등이 주축이 돼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한 힘이 예상보다 일찍 팀을 제 자리로 돌려놓았다. 이 감독대행은 “베테랑들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팀이 빠르게 안정됐다. 선수들이 더그아웃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승패에 대한 부담 대신 경기 자체를 즐기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외국인타자 윌린 로사리오도 “훈련할 때에나 경기 중에도 벤치를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밝은 표정으로 경기에 임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다. 특히 우리 팀은 베테랑들이 많다. 스스로 경기를 풀어갈 힘이 있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감독대행이라는 제한적 지위를 갖고 있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시야는 여느 감독 못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한 야구인은 “큰 점수차로 뒤지고 있는 경기에서는 필승조 소모를 최대한 아끼는 모습을 모인다. 3일 경기에서도 초반 5실점 한 뒤에도 배영수를 5회까지 끌고 갔고 송창식과 권혁 대신 심수창을 투입해 중반 흐름을 걸어 잠궜다. 긴 호흡으로 경기를 치르겠다는 의중이 마운드 운용 과정에서 드러난다. 승패의 문제를 떠나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경기로 풀어간다는 측면에서 나름대로 확실한 철학을 갖고 경기를 운용하는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SS포토] 한화 이상군 감독 대행, 연패 중이지만 긴장은 풀자고~
한화 이글스 이상군 감독 대행이 25일 대전 한화 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준비하며 미소짓고 있다. 대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스로도 “경기를 운용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김성근 감독이 계실 때에도 항상 옆에서 지켜보면서 전략이나 전술에 관해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긴장감이 생각보다 덜하다. 1점이 필요할 때 어떤 작전을 걸어야 할지 결정을 내리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코칭스태프와 대화를 통해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 중에도 특별히 긴장하거나 초조한 모습을 보기 어렵다. 구단 안팎에서 이 감독대행을 ‘준비된 감독’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어찌보면 이른바 ‘허니문 기간’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김 전감독 퇴진 이후 최근 2주간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어수선한 분위기 수습’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조금씩 양보하는 시기였다. 코칭스태프와 선수간 신뢰가 형성되려면 구단의 결정이 필요하다. 남은 90경기를 치르다보면 한 두차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구단이 후임 인선에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감독대행 체제로 긴 시간을 끌어 가는 건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위기에 빠진 뒤 결정하면 그나마 형성된 구단과 코칭스태프, 코칭스태프와 선수, 구단과 선수간 신뢰가 깨질 수밖에 없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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