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이 20일 사직 구장에서 진행된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앞서 훈련하고 있다. 2016.04.20. 김도훈 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스프링캠프 당시만 해도 빠르게 빅리그 무대에 설 것 같았던 황재균(30)이 이번에도 콜업 판정을 받지 못했다. 수십억원의 계약을 포기한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 있으나 마냥 마이너리그에만 머물 수는 없는 일이다. 황재균에게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내야수 올랜도 칼릭스테를 콜업하고 외야수 맥 윌리엄슨을 트리플A로 내렸다. CSN 베이 에이리어를 비롯한 현지 언론에서 황재균의 6월 콜업 가능성을 높게 바라봤지만 여전히 콜업리스트에 황재균의 이름은 없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일 현재 22승 33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다. LA 다저스와 애리조나, 콜로라도가 5할 승률 +10 이상을 기록하며 굳건한 3강 체제를 형성한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좀처럼 반등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백기를 들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변화의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콜업을 통해 꾸준히 3루 자리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문제는 황재균이 내부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약 두 달 전 신예 크리스티안 아로요를 빅리그 무대에 올렸다. 하지만 아로요는 4월 타율 0.207, 5월 타율 0.188로 고전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칼릭스테를 선택했다. 칼릭스테는 트리플A에서 타율 0.287 8홈런 26타점을 기록했다. 황재균은 1일 현재 타율 0.274 4홈런 30타점을 기록 중이다. 파워히터 3루수를 찾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구단 상황을 고려하면 애초에 장타율 0.446의 황재균보다는 장타율 0.507의 칼릭스테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다.

주목할 부분은 한 달 후 황재균의 선택이다. 황재균은 현지시간 7월 1일부터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해지하고 프리에이전트(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 권한을 갖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황재균 스스로 칼을 빼들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빅리그 콜업 가능성이 높은 구단으로 이적하거나 한국으로 복귀해 KBO리그 후반기 최대 반전카드가 되는 것도 가능하다. KBO 관계자는 “황재균이 시즌 중 국내 복귀를 결정한다면 아무 문제 없이 KBO리그 팀과 FA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롯데가 아닌 다른 팀과 계약할 경우 롯데가 황재균을 영입한 팀으로부터 보상선수를 받을 수 있다. 시기만 다를 뿐 FA 계약 과정은 동일하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KBO리그 구단 관계자는 “황재균이 7월에 돌아온다면 유례 없는 여름 FA시장이 열린다. 이미 기량은 증명된 선수 아닌가. 상당한 규모의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황재균은 올시즌 개막에 앞서 “마이너리그에서 뛰더라도 분명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시즌 끝까지 빅리그에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CSN 베이 에이리어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황재균이 반드시 콜업 돼야 하는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황재균은 오는 7월 1일이 되면 옵트아웃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때문에 7월 1일까지 무슨 일이든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리그 콜업이든 타 팀 이적이든 아니면 KBO리그 복귀든 한 달 내로 황재균에게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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