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2014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2014. 4.18. 샌프란시스코(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A 다저스 류현진(30)이 완벽에 가까운 선발투수 복귀전을 치렀다. 올시즌 가장 빼어난 구위를 선보이며 전성기의 모습을 재현했다. 방어율도 수준급 선발투수의 최소 조건인 3점대로 낮췄다. 지난 불펜 등판의 아쉬움을 깨끗이 씻어내는 의미 있는 호투였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원정 경기에서 77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방어율 3.91로 마침내 4점대 방어율에서 탈출했다. 1-1 동점에서 투구를 마치면서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으나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에는 충분했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투구의 기본이 되는 직구였다. 이날 류현진의 직구는 힘과 정교함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평균구속부터 올시즌 8경기 중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앞선 7경기에서 류현진의 직구 평균구속은 89.7마일(약 144.3㎞)이었는데 이날은 90.9마일(약 146.2㎞)로 올라갔다. 직구로 빠르게 카운트를 선점했고 상황에 따라선 직구를 결정구로 사용하기도 했다. 최고구속 92마일(약 148㎞)의 직구가 원하는 곳에 꽂히며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했다.

직구가 살아난 덕분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위력이 더욱 돋보였다. 4회까지 직구 위주의 파워피칭을 펼친 류현진은 5회부터 다시 체인지업의 비중을 높여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코리안 메이저리거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을 달성했던 2013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때의 모습을 연상케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26일 빅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불펜투수로 나섰다. 세인트루이스와 홈경기에서 선발투수 마에다 겐타의 뒤를 이어 6회부터 마운드에 올랐고 4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까지 올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는 여전히 선발투수라고 믿는다. 선발 등판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질 것이라 믿고 있다. 논의 끝에 중간에 나오게 됐지만 단 한 번 생긴 일이 될 수 있다. 내가 중간에서 잘 했는지 못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불펜투수로 무실점 투구를 한 것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선발투수로 복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항상 선발투수로 정상급 활약을 펼쳐온 류현진에게 불펜 등판은 다소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도 류현진의 바람이 실현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알렉스 우드의 부상자 명단 등재로 약 2주 만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올시즌 최고 투구로 선발투수 자격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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