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KIA 김선빈,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KIA 타이거즈 유격수 김선빈이 23일 대전 한화 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10-1로 앞선 5회 수비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마산=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어느덧 프로 10년차다. 여전히 ‘꼬꼬마’로 불리지만, 팀내 중참으로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는 가교역할을 하며 공수에서도 일취월장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KIA 프랜차이즈 유격수 김선빈(28) 얘기다.

김선빈은 지난 30일 현재 타격 4위(0.355)에 올라있다. 득점권 타율 0.442는 전체 3위에 올라 클러치히터로 변신에도 성공했다. 지난 28일 광주 롯데전에서는 3연속타석 고의사구를 얻어냈고 30일 마산 NC전에서도 한 차례 고의사구를 얻어내 최정(SK)에 이은 최다 고의사구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까지 고의사구 4개 이상을 얻어낸 타자는 최정과 김선빈, 이승엽(삼성) 뿐이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경기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는 해도, 쉽게 승부할 수 없는 타자가 됐다.

타격에 눈을 뜬 계기로 ‘군복무’를 첫 손에 꼽았다. 김선빈은 “KIA에서도 함께 생활했던 이영수 타격코치님께서 상무에 계신다. 어릴 때부터 밀어치는데 중점을 뒀던 나에게 ‘장점이 많은 타자이니 당겨치는 것, 몸쪽 공에 대비하는 방법도 찾아보자’고 제안하셨다. 퓨처스리그는 작전을 많이 걸지 않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하고 싶은대로 플레이하면서 내 것을 만든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 야구철학이나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상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2년의 시간이 돌아보니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대응할 수 있는 코스가 많아지니 타격하는게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그는 “주자가 있는 상황이 재미있다. 타점을 올리는 맛에 빠졌다”며 웃었다.

KIA 김선빈
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KIA 김선빈.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타격 페이스가 좋지만 유격수 답게 수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올해 출전한 경기에서는 실책이 2개 밖에 없을만큼 안정감을 갖고 있다. 그는 “김민호 코치님께서 ‘어려운 플레이를 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타구를 실수없이 처리하는 게 좋은 내야수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처음에는 이해를 못했지만 경기를 치르다보니 이 말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타구를 호수비로 걷어내도 아웃 카운트를 잡아낼 확률은 떨어진다. 되려 정면이나 강습타구 등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면, 플레이에 여유가 생겨 더블플레이를 하기도 용이하다. ‘무조건 대시’가 아닌 타구나 타자 성향에 따라 뒤로 물러나며 포구해도 괜찮다는 인식변화도 큰 도움이 됐다.

‘영혼의 키스톤 콤비’로 불리는 안치홍(27)과 시너지도 무시할 수 없는 동력이다. 그는 “데뷔 때부터 함께했기 때문에 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 친구다. 버팀목이라고 표현하는 게 가장 정확할 듯 하다. 서로 자극을 주면서 어느 한 명이 크게 뒤처지면 안된다는 경쟁심리도 함께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힘이다. 10년 뒤에도 호흡을 맞추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안)치홍이와는 눈빛만 봐도 어떤 기분이라는 것을 알정도로 궁합이 잘맞아 정말 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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