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마운드 위에서 신인답지 않게 던지더라. 제구력도 좋았다".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좌완 투수 손주영(18)을 지켜본 양상문 감독의 말이다.


손주영은 경남고 시절부터 각 팀 스카우터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 KIA 타이거즈 이승호, 삼성 라이온즈 최지광과 함께 부산 아마추어 야구리그를 평정, 고교 좌완 최대어로 손꼽혔기 때문이다.


앳되고 훈훈한 외모와는 반대로 191cm에 96kg이라는 남다른 '하드웨어'를 가진 손주영은 장차 LG의 선발 마운드 한자리를 책임질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손주영과 계약한 LG는 곧장 '피칭 아카데미'로 보내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투수 유망주 육성을 위해 만든 '피칭 아카데미'는 현재 레전드 이상훈 코치가 담당하고 있다. 손주영은 이 코치의 철저한 관리 속에 미래를 준비 중이다.


손주영이 이 코치를 처음 본 건 스포츠 방송사 레전드 프로그램에서다. 불펜에서 마운드로 뛰어가는 이 코치님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손주영은 "LG 레전드인 이 코치님 밑에서 야구할 수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일과는 이른 아침에 시작해 오후 2시까지 진행된다. 이 시간에 투구 매커니즘 교정, 불펜 피칭 등의 훈련을 소화한다. 퓨처스 리그 등판이 있는 날을 제외하면, 모든 일과는 이 코치와 유현원 트레이너가 짜주는 스케줄 대로 이루어진다.


저녁 시간에는 휴식과 보강 훈련이 이어진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기본이고, 훈련을 통해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까지 꼼꼼하게 신경 쓴다.


이렇게 매일 성장 일기를 쓰다 보니 본가에 내려갈 시간도 없다는 손주영이다. 지난 1월 고향인 울산에 내려간 뒤 줄곧 숙소 생활을 하고 있다. 그만큼 야구 선수로 성공하고자 하는 열정이 대단하다.


29일까지 아직 1군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손주영은 올 시즌 7경기에 등판해 2승 3패 평균 자책점 4.79를 기록하고 있다. 7경기 모두 선발 등판해 성적에 신경 쓰기보다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체력 안배, 타자와 승부 방법 등도 익히고 있다.


손주영은 "처음 마운드에 올랐을 때 '그저 포수 미트만 보고 던지자'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여유가 생겼다. 타자와 싸우는 방법, 타이밍 뺏는 법 등도 생각하면서 던진다"며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입단 동기 고우석과 함께 LG를 대표하는 미래 자원이다. 손주영은 "부상 없이 올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 1차 목표다. 또 확장 엔트리 때 1군에 올라가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또한 "이 코치처럼 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는 LG의 프랜차이즈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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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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