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LA 다저스 류현진 2014. 4.23. 로스앤젤레스 (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결과적으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전략이 통했다. 류현진(30·LA 다저스)을 롱릴리프로 사용하며 투수 두 명으로 승리를 따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불펜투수로 나서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홈경기 6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51개의 공을 던지며 4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6-3으로 리드할 때 등판한 류현진은 4이닝을 지키며 세이브까지 따냈다. 이로써 류현진은 KBO리그 한화에서 뛰었던 2010년 10월 6일 사직 롯데전 이후 무려 2424일 만에 불펜투수로 등판했고, KBO리그 커리어 포함 통산 두 번째 세이브도 챙겼다. 류현진은 KBO리그 데뷔해였던 2006시즌 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사실 류현진의 롱릴리프 등판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 24일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오는 27일부터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 3연전 선발진에서 제외됐으며 류현진을 롱릴리프로 등판시키는 것을 고려한다고 전했다. 즉 이미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에게 선발투수 바로 뒤에 등판하는 ‘+1’ 임무를 맡기는 것을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류현진은 이날 5이닝 3실점을 기록한 선발투수 마에다 켄타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현재 다저스는 켄타를 비롯해 클레이턴 커쇼, 알렉스 우드, 브랜든 매카시, 리치 힐까지 선발 로테이션이 가득 찼다. 류현진이 선발진에 재진입하기 위해선 누군가가 부진에 빠져야 한다. 그런데 다저스는 류현진을 마음대로 마이너리그에 내릴 수 없다. 류현진은 2012년 겨울 다저스와 계약할 당시 마이너리그 거부조항을 얻어냈다. 류현진이 마이너리그행을 원하지 않는 한 다저스는 류현진을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넣어둬야 한다. 결국 로버츠 감독은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거나 불펜진 소모가 컸을 때 류현진을 등판시키는 전략을 갖고 나왔다.

로버츠 감독의 첫 번째 시도는 완벽한 결과를 가져왔다.하지만 이날 경기 후 류현진은 현지언론과 인터뷰에서 낮설기만 한 불펜 등판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류현진은 “나는 여전히 선발투수라고 믿는다. 선발 등판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질 것이라 믿고 있다. 논의 끝에 중간에 나오게 됐지만 단 한 번 생긴 일이 될 수 있다. 내가 중간에서 잘 했는지 못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펜 등판을 지시했을 때의 내 첫 반응은 ‘이해할 수 없다’였다. 하지만 올시즌 성적이 선발투수로서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시 선발투수로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재차 선발진 복귀에 대한 희망을 전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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