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의 카케라 김민희 정진영

[스포츠서울 | 칸(프랑스)남혜연기자]홍상수 감독의 영화 세계에는 김민희가 가득한 듯 했다.

20번째 장편 영화인 ‘클레어의 카메라’가 ‘제70회 칸 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에 초대, 21일(현지시각) 기자시사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특히 이번 영화는 프랑스의 국민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또 한번 출연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내용이 많은 궁금증을 더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에도 홍상수 감독은 사랑에 대해 말했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만 해도 이자벨 위페르가 주인공일거라 상상했지만, ‘사랑스러운 여자’ 김민희가 그 중심에 있었다.

‘클레어의 카메라’는 영화제를 찾은 감독 완수(정진영 분)과 그의 애인인 영화 수입사 대표 양혜(장미희 분)과 여직원 만희(김민희 분) 등 세 사람의 미묘한 감정을 촘촘하게 풀어냈다. 폴라로이드 사진을 통해 세상을 응시하는 고등학교 교사 클레어(이자벨 위페르 분)이 이들 세 사람과 만나는 것. 이자벨 위페르는 세 사람의 심리에 대해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영화 전체적인 내용을 풀어내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했다. .

클레어의 카메라

‘이번에도 홍 감독의 자전적인 내용이 아닐까?’라는 생각은 인물들의 대사에서 엿볼 수 있었다. 영화를 촬영한 시점은 지난해 ‘칸 영화제’ 기간으로 당시 김민희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의 배우 및 홍상수 감독과의 영화 촬영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당시만해도 두 사람의 관계가 공식화되기 전이다. 홍상수 감독 특유의 날것의 대사, 질투, 사랑, 순수 등 모든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한 가운데, 인물들이 보이는 표정이나 몸짓은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극중 정진영이 연인 장미희에게 “우리는 남자 여자로는 아닌 것 같아. 그렇게 해야 우리가 오래 갈 수 있는 것 같아”라고 이별의 이유를 말한다. 또한 김민희에게는 “넌 무엇을해도 정말 예쁜 영혼을 가졌어. 니가 가진 그대로 당당하게 살아”라며 외치는 말들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폴라로이드 사진을 통해 사람들의 상황을 표현하는 이자벨 위페르는 김민희를 “유명한 사람 같았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사진은 당시 영화 ‘아가씨’로 칸 현지를 찾은 김민희의 모습이었던 것. 각각의 캐릭터의 현재 상황은 각기 달랐지만, 정진영은 홍상수 감독을, 영화사 직원은 김민희를 우회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해외기자들 역시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기자단 외에도 수 십 여명의 해외 기자들이 영화를 보기위해 찾았고, 김민희의 사랑스럽지만 엉뚱한 매력이 보이는 장면에서는 웃음도 터졌다. 러닝타임은 99분으로 국내 개봉일은 미정이다.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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