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17일 넥센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의 시즌5차전 경기가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하주석.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 하주석(23)이 메이저리그에서 탐냈던 그 모습 그대로 성장했다. 자신의 꿈인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로 입지를 다질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연일 메이저리그급 호수비로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 때문이다.

38경기를 치른 지난 17일 현재 하주석은 단 한 개의 실책만 기록했다. 홈 개막전이던 지난달 4일 대전 NC전에서 실책 하나를 범한 이후 단 한 번도 실수를 하지 않았다. 평범한 타구뿐만 아니라 몸을 던져 건져올린 타구도 실수 없이 타자주자를 잡아내고 있다. 지난해 115경기에서 19차례 실책을 범한 것과 비교하면 말그대로 환골탈태다. 스스로는 “아직 부족하다”며 자세를 낮췄지만 “이제는 수비가 좀 편해졌다”고 말했다.

신일고 1학년 때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만큼 재능이 뛰어난 선수였다. 텍사스 시애틀 시카고 컵스 등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끈질긴 구애를 펼쳤지만 2012년 1라운드 1순위(kt 우선지명 제외)로 한화를 선택했다. 프로에서 기본기를 다지고 군복무도 해결하고, 국가대표로 이름을 알린 뒤 더 큰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있었다. 생각보다 프로의 벽이 높다는 것을 절감해 좌절할 때도 있었지만 지난 겨울 성남고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며 야구를 되돌아 봤다. 그는 “권용관 선배님께서 성남고 코치로 가셔서 함께 훈련을 하게 됐다. 타구에 따른 스타트나 포구할 때 자세 등에 조언을 많이 해 주셨는데 후배들이 악착같이 뛰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를 돌아봤다. 야구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다고 해야할까. 이전부터 느꼈지만 기본기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SS포토] 한화 하주석, 어서 옵쇼~
한화 이글스 내야수 하주석이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1로 앞선 5회 손아섭의 땅볼 타구를 송구받아 1루 주자 나경민을 2루에서 포스 아웃시키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이후 주위 조언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함께 하는 이철성 김정준 수비코치가 강조하는 풋 워크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터줏대감’ 정근우(35)가 지나가듯 한 마디씩 던지는 조언까지 귀를 기울였다. 하주석은 “코치님들께서는 힘을 빼라, 정근우 선배님은 글러브를 더 앞으로 내밀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 말을 듣고 하나씩 해보면서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비할 때 독특한 루틴이 있다. 투수가 사인을 교환할 때 주저앉아 하체와 허리에 긴장을 푼다. 타자가 친 타구가 첫 바운드를 일으켰을 때 따라가는 스텝이 경쾌해졌다. 몸에 힘이 빠졌다는 의미인데 글러브를 지면에 내린채 달릴 수 있다는 점이 이를 대변한다. 그 역시 “예전에는 맹목적으로 대시만 했는데 이제는 강한 타구는 ‘뒤로가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첫 발 스타트가 편안해지니 타구 리듬에 몸을 맡기는 여유가 생겼다. 유려함이 돋보이는 수비로 보이는 이유다.

수비에 자신감이 붙으니 야구가 재미있다. 그는 “매일 긴장하며 살고 있다”며 웃었지만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여전히 수싸움 등에서 배워야 할 게 많지만 “하나씩 깨달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조급하기 보다 천천히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수없이 하다보면 실력이 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수 년간 견고하지 못한 센터라인 때문에 고민하던 한화도 하주석이라는 보물을 등에 업고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만큼 대체불가 선수로 존재감이 커진 하주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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