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69게임 연속출루 김태균, \'결정적인 순간이죠~\'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무사 1루 김태균이 임찬규의 공을 중전안타로 만들어 낸 후 1루로 향하고 있다. 69게임 연속출루로 일본 이치로의 아시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잠실 | 이주상 선임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 김태균(35)이 69연속경기 출루에 성공하며 일본의 야구 영웅 스즈키 이치로(44·마이애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메이저리그 전체로 확대해도 역대 3위에 해당하고, 1990년대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최다기록이다. 오는 16일 고척 넥센전에서 출루 기록을 이어가면 일본에서도 나오지 않은 70연속경기 출루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김태균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LG와 정규시즌 원정경기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연속경기 출루 기록을 이어나갔다. 2회초 무사 1루에서 LG 선발 임찬규를 상대한 김태균은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가운데로 살짝 몰린 몸쪽 빠른 공(138㎞)을 힘들이지 않고 밀어내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지난해 8월 7일 대전 NC전에서 5타수 5안타로 대기록의 출발을 알린 이후 자신이 출전한 69경기에서 모두 출루하는 진기록을 만들어냈다. 김태균은 “연속경기 출루 기록보다 팀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 나쁜 공을 골라내고 좋은 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데 집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출루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출루에 신경쓰다보면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어 오히려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과감하게 때려낸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임한다는 뜻이다.

69연속경기 출루 기록은 일본에서도 단 한 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1994년 오릭스에서 데뷔한 스즈키 이치로가 210안타를 때려내며 신드롬을 일으킬 때 작성한 이후 누구도 밟아보지 못했다. 이치로는 1995년 67연속경기 출루에 성공했지만 이후 자신의 기록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가장 최근에는 2001년 요미우리 4번타자로 군림했던 마쓰이 히데키가 2001년 5월 5일부터 8월 3일까지 65연속경기 출루한 것이 가장 좋은 기록이다.

[SS포토]예의바른 태균씨, \'문승훈 심판원이 69게임 연속출루를 축하해 주시네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무사 1루 김태균이 임찬규의 공을 중전안타로 만들어 내며 69게임 연속출루, 일본 이치로의 아시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1루심 문승훈 심판이 축하의 말을 건네자 김태균이 모자를 벗어 답례하고 있다. 잠실 | 이주상 선임기자 rainbow@sportsseoul.com

메이저리그에서는 테드 윌리엄스와 조 디마지오만 김태균 보다 좋은 기록을 갖고 있다. ‘마지막 4할 타자’로 불리는 윌리엄스는 보스턴 시절인 1949년 84연속경기 출루에 성공해 이 부문 최다 기록 보유자로 남아있다. 윌리엄스는 1941년 69연속경기 출루로 빅리그 역대 3위 기록도 함께 갖고 있다. 전대미문의 56연속경기 안타기록을 가진 뉴욕 양키스의 전설 조 디마지오는 연속경기 안타 기록을 작성하던 1941년 74연속경기 출루 기록도 함께 만들어내 이 부문 2위에 랭크됐다. 김태균이 오는 16일부터 치르는 6연전에서 모두 출루에 성공하면 디마지오의 기록까지 뛰어 넘는다. 내셔널리그에는 1893년 피츠버그에서 뛰던 조지 반 할트렌이 60연속경기 출루기록을 이어간 것이 전부다.

대만 프로야구에서는 린즈셩(중신 브라더스)이 2015년 6월20일부터 지난해 6월16일까지 무려 109연속경기 출루 기록을 세워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한·미·일 프로야구에 비해 투수들의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점에서 기록으로서의 의미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김태균의 연속경기 출루 기록은 세이버 매트릭스의 발달과 분업화 시대에 만들어낸 기록이라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타자의 장·단점을 현미경으로 분석해 완벽히 봉쇄하는 게 현대 야구 추세다, 안타뿐만 아니라 볼넷과 고의사구, 사구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김태균도 11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고도 출루에 성공해 진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지난해 8월 7일부터 아시아 타이 기록까지 오른 이날까지 107안타(17홈런 포함)에 볼넷 48개, 사구 1 개, 고의사구 5개 등을 보태 타율 0.413로 맹위를 떨쳤다. 출루율만 무려 0.502에 달해 출루머신의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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