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사진 속 레이싱 모델을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개 아름다움과 섹시한 매력을 지닌 모델로 생각하는데요. 레이싱 모델 하루는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카메라 뷰 파인더 속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피사체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사진을 사랑하는 레이싱 모델로 손 꼽힙니다.


사진에서 느껴지는 섹시함과 달리 하루는 솔직하고 털털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그 속에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열린 지난 9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레이싱 모델 하루를 만났습니다.


Q : 안녕하세요. 투표는 잘하고 오셨나요?


하루 : 네, 소신껏 투표했어요. 제가 충청북도 선거관리위원회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어서 이번 선거는 감회가 남달랐어요.


Q :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하루 : '넥센 스피드 레이싱'에서 엣지 레이싱 팀 전속 모델로 활동하고 있어요. 광고와 피팅 모델도 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어떻게 인연이 닿아 충청북도 선거관리위원회 홍보대사와 청주시 사회적기업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사진을 정말 좋아해서 60대까지 섹시하고 아름다운 화보를 찍는 게 꿈이랍니다.


Q : 레이싱 모델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하루 : 정식으로 팀에 들어간 건 2016년이에요. 그 전에는 청주에서 의류가게를 운영하면서 모델 일을 병행했어요. 당시에는 의류 사업이 본업이었고 레이싱 모델은 일탈 같은 부업이었어요.


Q : 그럼 하루 씨의 일탈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하루 : 2011년에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돌파구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피팅 모델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얼굴이 나오지 않는 청바지 모델 위주로 했어요. 그러다 출사 동호회에 놀러 갔다가 알게 된 인연으로 사진 작업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쪽에서 활동하게 됐어요.


Q : 레이싱 모델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배경은 뭔가요?


하루 : 사실 2015년 초 서울에 올라오기 전까지 일로써 레이싱 모델을 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사진이 좋아서, 순간을 담아낸다는 것이 의미 있고, 재밌는 작업으로 여겨져서 좋아했죠. 또 제가 물 잔에 빛이 투과하는 모습처럼 자연, 풍경을 담는 사진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사진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레이싱 모델에 대해 알게 됐어요.


그 때 '레이싱 모델이 되면 장점이 뭘까?'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섹시함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겠더라고요. 섹시한 걸 좋아했는데 레이싱 모델을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Q : 직업으로서 레이싱 모델은 수명이 길지 않잖아요. 그런 걱정은 없었는지.


하루 : 딱히 고민은 없었어요. 레이싱 모델만 고집하지 않아요. 모델은 범위가 넓잖아요. 저는 단지 피사체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방법으로 카메라에 담기든 중요하지 않고 내가 찍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시간이 지나 저를 찍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제가 돈을 주고서라도 찍고 싶을 정도예요. 그래서 알고 지내는 사진작가들에게 "나중에 나이 들어서 찍어줄 사람 없으면 나 찍어줘야 된다"고 그러죠. "누나 70세 될 때까지 찍어줄게"하는 친구들도 있어 든든해요.


Q : 사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아요. 혹시 사진을 배우고 있나요?


하루 : 사진을 배우려고 카메라 장비를 다 샀어요. 그런데 무게도 꽤 나가서 못 들고 다니겠더라고요. 그래서 주로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요. 사진을 많이 찍어서 '오작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예요. 조만간 사진작가에게서 제대로 배워 보려고요. 나중에 결혼해서 집에 스튜디오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아기 백일, 돌, 가족사진 모두 직접 찍고 싶어요.


Q : 사진이 좋아서 한다고 그래도 활동하다 보면 의도와 달리 자극적인 수식어가 붙잖아요. 후회 될 때는 없었나요?


하루 : 없어요. 노출에 대한 판단의 기준은 제게 있으니까 그런 부분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노출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노출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요. 그런 걱정보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고급스럽게 할지 고민해요.


흑백으로 된 세미누드 사진 한 장을 SNS에 올린 적이 있어요. 그런데 보일 듯 말 듯 한 사진의 반응이 압도적으로 더 좋더라고요. 노출이라고 해서 무조건 외설적으로 보이는 건 아니라는 걸 느꼈죠. 여러 반응을 참고는 해야겠지만 다른 사람들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Q :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 같아 멋집니다. 레이싱 모델로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행사가 있다면?


하루 : 지난해 오토살롱이요. 그때 제가 있던 위치가 모델이 있는 줄도 모를만큼 구석진 자리였어요. 저를 찾아오신 분들이 '못 찾아서 돌아갔다'는 말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광고주에게 제의했죠. 제가 모델로 섰던 차가 '험비'라는 큰 차였는데 "보닛 위에 올라가서 해도 되겠냐?"라고 물어봤어요. 다행히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하이힐을 벗어 던지고 바로 올라갔죠. 그러자 관람객이 많이 몰렸어요. 그 모습을 본 분들이 "하루 씨 보러 온 사람이 가장 많았다"라고 알려줄 정도였어요. 그때 플래시 샤워의 느낌이 정말 좋았어요. 그 일로 제 이름을 많이 알리게 됐죠.


Q : 확실히 개인 사업을 해봤던 분이라서 그런지 승부수를 던질 줄 아는 것 같네요. 성격도 과감한 면이 있나요?


하루 : 속으로 꽁한 건 못해요. '털털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제가 지능적이고 여성적이라고 어필해도 '귀엽고 털털하다'고 하더라고요. 사진만 보면 센 언니인데 사람들이 실제로 느끼는 매력은 털털한 백치미래요. 또 정이 많고 솔직해요. 가식적인 게 없어요. (레이싱 모델로서 꾸미고 내숭 떠는 게 낫지 않나요?) 저도 이미지 메이킹 하려고 노력하는데 성격상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고민이에요.


Q : 털털한 매력 때문에 더 사랑받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하루 : 네, 그런 것 같아요. 작은 인연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래서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오래가요. 청주 시절부터 응원해주는 분들이 아직 많아요. 오랫동안 남자친구가 없어서 2011년부터 페이스북을 '남친'이라고 생각하고 활동했는데 그때부터 지켜보신 분들은 제가 청주에서 올라온 아가씨인 걸 알고 있죠. 몸이 아파서 수술을 받았을 때는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많은 위안이 됐어요. 그래서 SNS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해요.


Q : 어떤 수술이었나요?


하루 : 지난 2012년 갑상선 암을 진단 받았어요. 상황이 어쩔 수 없어 수술했고, 다행히 잘 됐어요. (최근에도 수술을 받았다고?) 하지정맥류 때문에요. 갑상선 암이나 하지정맥류 모두 의류가게를 하면서 고생을 많이 해 얻은 병이에요. 너무 열심히 일하다 보니 병을 얻었지만 지금은 모두 나아서 누구보다 건강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Q : 의류 사업을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나 봐요.


하루 :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파는 스타일이에요. 당시에는 의류가게에 올인했고 지금은 사진만 생각하고 있어요.


Q : 열정이 넘치네요. 그런 모습을 사진 작업할 때도 볼 수 있겠죠?


하루 : 네, 그런 편이에요. 촬영장에 가면 의견을 많이 내요. 예를 들면, 카메라에 담기는 프레임 안에 소품이 많다고 느껴지면 사진작가에게 말하거든요. '피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편이에요.



Q : 사진 작업할 때나 레이싱 모델로서 포즈를 취할 때 자신 있는 본인의 신체 부위는?


하루 : 대개 키가 크면 체격도 크잖아요. 그런데 저는 다행히 뼈대 자체가 작아서 선이 얇아요. 여리여리하면서도 굴곡 있는 동양의 섹시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얼굴은 강해 보이지만 몸은 동양의 섹시함을 가진 느낌이랄까. 섹시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체구와 가는 선이 자신 있어요.


Q : 동양과 서양의 섹시함을 함께 갖춘 느낌이네요. 그 외에 다른 레이싱 모델들과 차별화된 매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하루 : 처음부터 중요하게 생각한 게 소통이에요. 앞서 말했듯이 저를 서울에 오게 해준 것도 SNS 팔로워들이죠. 그분들이 제 사진을 좋아해 주지 않았으면 서울에 오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분들 덕분에 제2의 삶을 시작하게 돼서 늘 생각하는 게 소통이에요.


SNS가 발달하면서 자기 팬 카페를 찾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저는 카페로도 열심히 소통하려 해요. 모터쇼 다녀오면 글 하나, 하나에 모두 댓글을 달아요. 소통이 저를 이끌어주는 최고의 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루 픽처스'라고 작은 출사도 개최하는데요. 인간적이고 또 적극적인 소통이 제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벤트로 '치맥 데이트'도 하는데 그런 게 재밌어요.


Q : 팬들을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아요.


하루 : 소중히 여기는 정도가 아니라 가족처럼 생각해요. 팬 카페 분들을 식구라고 해요.


Q :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하루 : 몸매 관리요?(웃음) 해본 적 없어요. 그런데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으면서 살이 조금 쪘는데 이번 모터쇼 뒤 한 커뮤니티에 '애교뱃살 여신'이라는 말이 붙었어요. 그래서 탄수화물도 줄이고 운동을 하려고요. 포즈에 도움이 되니까 요가도 해보려고요.


Q : 요가가 레이싱 모델로서 포즈 잡는 데 도움이 되나 봐요?


하루 : 포즈에 최선을 다하지 못할까봐 행사 전에 항상 스트레칭을 해요. 아무 준비 없이 행사장에 나가면 불안하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준비운동을 해요. 화장실에서라도 꼭 해요. 포즈 잡는 노하우를 꼽는다면 스트레이칭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Q : 충청북도 선거관리위원회 홍보대사는 어떻게 하게 된건가요?


하루 : 청주에서 모델 활동하면서 알게 된 지인 중 한 분이 추천을 했어요.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 목소리가 잘 반영돼서 그동안 커졌던 갈등이 잘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게 됐어요.


Q : 앞으로 활동 계획은?


하루 : 일과 관련된 욕심이 있다면, 지금의 섹시를 조금 더 고급스럽게 표현해서 광고 쪽을 노려볼 생각이에요. 조금 더 좋은 사진을 위해서 화보 작업도 멈추지 않고 계속하고 싶어요. 또 SNS에서 다른 분들의 작업 사진을 보면서 트렌드와 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보면 직접 사진작가에게 연락해서 함께 작업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Q : 최종 목표가 있다면?


하루 : 모델 활동은 평생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그래도 괜찮은 모델이었지'라고 기억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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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오하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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