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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를 거쳐 메이저리그 밀워키에 입단한 에릭 테임즈가 지난 2월 NC의 투산 스프링캠프를 방문해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한국 프로야구를 발판삼아 메이저리그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밀워키의 강타자 에릭 테임즈(31)가 세 번째 약물검사를 받았다.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재입성한 테임즈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홈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약물의 힘’을 빌린 덕분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그만큼 팽배하다는 얘기다.

미국 ‘밀워키 저널 센티널’의 톰 호드리코트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테임즈가 29일(한국시간) 도핑테스트를 받았다’고 밝혔다. 테임즈는 지난 18일과 26일에도 도핑테스트를 받았다. 호드리코트는 ‘테임즈가 열흘 사이에 세 번이나 검사를 받았지만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즐기는 듯했다’고 밝혔다. LA 다저스의 브랜던 매카시가 “테임즈만 그런 것은 아니다. 테임즈의 사례가 이례적으로 드러났을 뿐”이라며 테임즈만 집중적으로 약물검사를 받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했지만 테임즈가 약물검사의 표적이 됐다는 정황은 부인하기 어렵다.

호드리코트의 표현대로 테임즈는 자신을 향한 약물복용 의혹에 대해 여유있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내겐 많은 양의 피와 소변이 있다”며 도핑테스트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테임즈의 에이전트 애덤 캐런도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두 번째 약물검사를 받은 날 테임즈와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며 ‘편견을 깨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누군가 성공했을 때 ‘뭔가 속임수가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현실이 안타깝다. 예전의 테임즈였다면 버럭 화를 냈겠지만 지금 테임즈의 마음 속에는 평화가 깃들어 있다”고 밝혔다. 캐런은 “처음에는 테임즈가 한국행을 거부했지만 딱 1년만 해보자고 설득했다. 다른 선수였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테임즈는 꾸준하게 기회를 가지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선수였지만 그런 기회를 잡지 못했다. 당시 테임즈는 꼴찌팀(휴스턴)의 40인 로스터에서 가장 마지막 순위에 있던 선수”라고 덧붙였다.

약물복용에 대한 의혹 뿐만 아니라 테임즈의 한국 시절 모습에 대한 관심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테임즈와 함께 NC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재크 스튜어트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정도다.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팀인 노포크 타이즈에서 뛰고 있는 스튜어트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테임즈는 마치 수염과 근육으로 무장한 만화 속의 슈퍼히어로 같았다. 한국 사람들은 테임즈 같은 선수를 전혀 본 적이 없는 듯했다. 특히 2015년 리그 MVP에 오른 뒤로는 개인적으로 돌아다니기가 힘들 정도였다”고 돌이켰다. 스튜어트는 “테임즈는 놀라운 시즌을 보냈다. 그는 NC의 핵심이었다. 한국 투수들이 테임즈에게 절대 좋은 공을 던지지 않았는데 그런 경험을 통해 인내심을 키운 것 같다”고 분석했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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