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E0990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9일 세계선수권 1부 승격에 성공한 뒤 자축하고 있다. 제공 | 대한아이스하키협회

LIM_2779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9일 세계선수권 1부 승격에 성공한 뒤 백지선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제공 |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사상 처음으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 톱 디비전(1부)에 오르는 쾌거를 일궈냈다.

백지선(50)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팰리스 오브 스포츠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7 IIHF 남자 세계선수권 디비전Ⅰ 그룹 A(2부리그) 최종전(5차전)에서 승부치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개최국 우크라이나를 2-1(0-0 1-1 0-0 0-0 <슛아웃> 1-0)로 눌렀다. 한국은 슛아웃에서 골리 맷 달튼의 눈부신 선방 속에 마이클 스위프트와 신상훈의 페널티샷 성공에 힘입어 극적으로 세계 최고 레벨의 16개국이 속한 톱 디비전 입성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에선 6팀이 참가해 상위 두 팀에 내년 5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톱 디비전 티켓을 준다. 한국은 3승 1연장승 1패(승점 11)을 기록, 카자흐스탄(승점 11)과 동률을 이뤘으나 승자승에서 앞서 오스트리아(승점 12)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남자 등록 선수가 233명뿐이고, 실업팀이 고작 3팀인 현실을 감안하면 기적과 같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국으로서 착실하게 준비한 것이 올림픽 1년 전에 앞서 꽃을 피웠다.

헝가리와 3차전에서 상대 선수의 스틱에 맞아 골절상을 당한 기둥 수비수 에릭 리건이 4차전에 이어 우크라이나전에도 출전하지 못한 가운데, 한국은 각각 어깨와 팔목을 다쳐 4차전에 나서지 못한 박우상과 김원중이 진통제를 맞고 출전을 강행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한국은 1피리어드 유효 슈팅에서 11-6으로 앞서고도 우크라이나의 수문장 에두아르드 자하르첸코를 넘어서지 못했다. 2차례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기다리던 골은 2피리어드 4분 59초에 나왔다. 박우상의 전진 패스를 받아 빠른 역습에 나선 한국은 순간적으로 맞은 2대1 기회에서 신상우가 반대편으로 내준 패스를 안진휘가 원타이머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한국은 그동안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오던 골리 맷 달튼의 치명적인 실수로 동점골을 내줬다. 달튼은 골대 뒤에서 패스할 곳을 찾아 머뭇거리다 세르지 바비네츠에게 퍽을 빼앗겼고, 결국 아쉬운 실점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3피리어드 11분50초 마이클 스위프트가 트리핑 반칙으로 2분간 퇴장당해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으나 잘 견뎌냈다.

정규시간을 1-1로 마친 두 팀은 연장에서도 골을 넣지 못했고 결국 승부치기를 하게 됐다. 골리 맷 달튼이 우크라이나의 첫 번째, 두 번째 슈터의 슛을 모두 막아낸 가운데 한국은 3번째 슈터 신상훈이 골을 넣어 감격스러운 승리를 따냈다. 이번 대회가 끝나자마자 5월 1일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하는 신상훈은 카자흐스탄과 2차전, 헝가리와 3차전에서 그림 같은 결승 골을 작렬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전에서 월드챔피언십 승격을 결정짓는 한방을 터트리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