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차두리 코치 \'흥민아, 믿는다\'
축구국가대표팀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 시리아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가졌다. 차두리 분석관이 손흥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7. 3. 26.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축구 국가대표팀의 차두리 전력분석관이 사임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또 한 번 흔들리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차두리 분석관이 지난달 28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시리아와 경기가 끝난 후 사의를 표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이용수 협회 기술위원장이 팀에 남아줄 것을 설득해왔지만 본인이 뜻을 굽히지 않아 최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차 분석관은 협회를 통해 “대표팀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했다”고 사퇴의 이유를 전했다. 차 분석관은 현재 독일로 건너가 지도자 교육을 받고 있다.

차 분석관이 대표팀에서 물러나면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다시 흔들리게 됐다. 차 분석관은 지난해 10월 대표팀에 합류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맡기 위해서는 A라이선스가 필요한데 유럽축구연맹(UEFA) B라이선스를 보유한 그는 코치가 아닌 전력분석관의 직함으로 선임됐다. 차 분석관을 대표팀의 스태프로 합류시킬 당시 이용수 위원장은 이란 대표팀에서 은퇴한 네쿠남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우리도 대표팀 경력이 있는 지도자가 형님 역할을 하면서 팀을 좋은 분위기로 이끌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들과 소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역시절부터 발휘해온 팀 내에서의 ‘형님 리더십’을 기대한 셈이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차 분석관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내부소통의 중심축으로 설정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당시 “나와 선수들 사이의 소통은 크게 문제가 없지만 차두리 분석관이 선수들의 입장에 더 가까운 위치에서 교감하고, 나와 선수들 사이의 문화적인 차이를 좁혀주는 가교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력강화용 카드라기 보다는 내부소통용 영입이었다.

하지만 전력분석관 신분으로 차 분석관이 대표팀 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선임 당시부터 기술위원회도 ‘소통용’ 영입임을 드러내면서 전력강화를 위한 포석이 아니라는 부분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도 “차 분석관이 전술적인 면에서 대표팀에 미치는 영향력은 아무래도 적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차 분석관에 이어 설기현 코치와 수석코치까지 연달아 ‘소통을 위한’ 코칭스태프 선임을 강조하면서 스태프 내부적으로는 불협화음이 일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사실상 슈틸리케 감독이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의 조력과 조언을 듣지 않고 감독 자신의 의지대로 전술과 선수운용을 독선적으로 할 수 있는 구조였다. 차 분석관이 슈틸리케 감독에게 의견을 제시하기 쉬운 입장이 아니었고 의견제시를 하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B급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차 분석관이 자신보다 더 높은 단계의 지도자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당분간 A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해 교육받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수석코치가 선임된 만큼 차 분석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른 인물을 선임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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