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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음악인 남궁연(50)이 생애 최초로 목소리 연기에 도전했다.

남궁연은 오는 5월 1일부터 KBS 라디오 극장(제작 오수진, 원작 황현정, 극본 서현이, 한민족 AM 972 Khz 오후 2시~2시 20분, 3라디오 FM 104.9 Mhz AM 1134 Khz 오전 7시 20분~7시 40분, 오후 2시~2시 30분)에서 방송되는 ‘달빛 연인’에서 목소리 연기자로 변신했다. ‘달빛 연인’은 조선시대 남장 여장을 한 여인과 그 여인을 사랑한 두 남자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다루는 역사 하이틴 로맨스다. 남궁연은 임금 태종 역할을 맡았다.

남궁연은 “그동안 내레이션을 많이 해봐서 목소리 연기에 자신이 있었다. 또 늙지 않으려면 새로운 언어를 배우든지 언어와 관련한 새로움에 처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오수진 PD께서 ‘라디오 극장’에서 태종이라는 왕 역할을 제안했을 때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오수진 PD는 “남궁연씨가 순발력과 내공이 있어서 캐스팅했다. 남궁연씨가 인지도가 있어 라디오 드라마의 한정된 청취층을 확대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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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연은 목소리 연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나에게는 남모르는 비밀이 있는데 비염과 급한 성격이다. 그런데 목소리 연기를 해보니 안하던 읽기를 해야하는데다 남의 분량을 끝까지 들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처음엔 어려웠는데 머리속 생각과 입밖으로 나가는 말이 점점 일치하는 듯한 쾌감이 있다.”

현재 국악방송에서 DJ를 맡고 있는 남궁연은 국악방송의 좋은 음원을 ‘라디오 극장’과 콜라보레이션해 드라마 OST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오수진 PD는 “국악방송이 흔쾌히 허락해 국악 음악들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됐다. CD 제작과 스트리밍 서비스 두가지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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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연기 도전한 뒤 삶의 태도에도 변화가 왔다는 남궁연은 “목소리 연기를 통해 크게 반성하게 된 게 있다. 내가 그동안 남의 얘기를 잘 안들었다는 걸 알게 됐다. 내 얘기만 하고 내 잘난 맛에 살았다. 성우는 상대방 대사가 끝나기 전에 내 말을 하면 안된다. 간단한 일 같지만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라디오 극장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웠다고나 할까. 마치 도량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 덕분에 요즘 주변 사람들에게 어딘지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그동안 상대방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신의 말을 하던 습관을 버리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한 후 1초 후에 자신의 말을 한다.

남궁연과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추고 있는 KBS 공채 성우 김인형씨는 “연기할 때 성우를 상대로 하면 예상이 된다. 그런데 남궁연씨는 대본에 없는 리액션이 온다. 그런 면에서성우와 연기할 때와는 다른 재미가 있다. 대본을 무척 많이 읽고 연습하고 오시는게 느껴진다. 열정에 있어서 100점 만점에 100점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국악방송 DJ를 하면서 오는 10월 말 열리는 대한민국무형문화재대전 총연출을 맡아 바쁜 가운데서도 쉼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음악 명언 중에 쉼표도 연주하는거다라는 말이 있다. 대화를 쉬는 것도 대화다. 호흡도 침묵도 대화다. 그걸 50세에 알았다”는 남궁연은 “퓨전 사극 라디오 드라마인데 매우 현대적이다. 시사 코믹 로맨스 등이 다 담겨있다. 새로운 포맷이라서 듣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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