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김기태 감독, 5전5승 헥터와 하이파이브!
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KIA 김기태 감독이 경기 후 선발투수 헥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특급 외인’ 헥터 노에시(30)가 개막 5연승을 질주했다. 상대 노림수를 간파한 포수 김민식(28)의 영리한 볼배합이 주효했다.

헥터는 2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삼성과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113개를 던지며 4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5승(무패)째를 수확했다. 1.50이던 방어율도 1.22로 끌어 내려 이부문 단독 3위로 뛰어 올랐다. 최고구속은 147㎞에 머물렀지만 슬라이더 대신 체인지업을 목적구와 결정구로 활용한 게 주효했다. 7회까지 빠른을 공 51개를 던지는 동안 체인지업을 33개나 구사했다. 삼성 타자들의 노림수를 일찌감치 간파한 김민식의 영리한 리드가 돋보인 대목이다.

5연패 늪에 빠진 삼성은 KIA 천적으로 불리던 윤성환을 내세워 연패 탈출 의지를 드러냈다. 눈에 띈 점은 헥터를 맞이하는 삼성 타자들의 ‘위치’였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볼 움직임이 심한 헥터를 상대로 평소보다 투수쪽으로 반 발 가량 다가가 타석에 섰다. 헥터가 던진 공이 움직이기 전에 공략하겠다는 포석이 담긴 공략법이다. 빠른 공은 ‘원타이밍’에 대응할 수 있어 투구수를 늘려 일찍 강판시키겠다는 의미도 담았다. 실제로 헥터는 1회초 던진 14개 중 12개를 빠른 공으로 선택했는데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온 10개가 삼성 타자들의 배트에 걸렸다.

[SS포토] 김민식 \'잘 맞았어\'
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KIA 김민식이 3회말 1사 우전 2루타를 치고 있다. 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삼성 타자들의 타석 위치 변화를 감지한 김민식은 2회초부터 체인지업 중심으로 볼배합을 바꿨다. 체인지업은 빠른 공을 던질 때와 같은 릴리스 포인트, 같은 팔 스윙으로 던지는데다 볼 회전까지 흡사해 타자입장에서는 손에서 떠나는 순간 빠른 공으로 인지한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던지는 체인지업은 손에서 떠날 때 볼로 판단할 수밖에 없어 제 스윙을 하기 까다로운 구종이다. 한가운데로 몰려 장타를 허용할 부담이 있지만 가라앉는 구종이라 정타 확률이 낮다. 몸쪽 커브와 바깥쪽 체인지업을 두루 섞어 우타자를 요리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김민식은 “헥터가 올들어 가장 구위가 안좋았다. 제구가 높게 형성된데다 슬라이더도 밀려 들어와 삼성 타자들의 노림수에 걸려들 것 같았다. 타자들이 투수쪽으로 타석을 옮겨 빠른공에 대비하면서도 변화구가 떨어지기 전에 공략하려는 게 보였다. 낮게 떨어뜨릴 수 있는 공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체인지업을 많이 요구했고 커브를 섞으면서 타이밍을 흔들었다. 헥터도 최고투수 답게 낮게 제구하려고 애를 쓰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빼앗아줬다”고 설명했다.

투수리드 뿐만 아니라 타석에서도 2안타 2타점으로 팀의 7-0 완승을 견인했다. 김민식은 “지겹게 따라다니던 타율에 1자(경기 전까지 0.171)가 이제 2자(0.205)로 바뀌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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