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고우석, 150km 불꽃투!
2017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LG 투수 고우석이 6회 역투하고 있다. 전광판에 구속이 150Km를 나타내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LG가 ‘화수분 마운드’로 다른 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팀 성적은 개막 6연승 후 주춤해 승률 5할(8승 8패)에 머물러 있지만 ‘미래가치’의 핵심인 어린 투수들의 약진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가장 먼저 주목 받은 인물은 고졸 신인 고우석(19)이다. 충암고 출신으로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은 첫 등판에서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닮은꼴로 눈길을 끌었다. 150㎞짜리 빠른 공을 베테랑 타자 몸쪽으로 꽂아 넣는 배짱은 날카로운 구위와 함께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지난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화와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도 1.2이닝 동안 삼진 1개를 곁들이며 1안타 무실점으로 경험을 쌓았다. 아직 약관도 되지 않은 투수가 내로라하는 슈퍼스타들에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진다는 것만으로도 될성부른 떡잎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김대현(20)도 ‘차세대 선발 주축’으로서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1차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김대현은 지난해와 전혀 다른 투구로 양상문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다소 와일드한 투구폼을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차분하게 바꾸면서 고질적인 문제였던 제구 불안을 해소했다. 데뷔 첫 선발등판이라 긴장했을 법도 한데 5.1이닝 동안 6안타 3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다. 최고구속은 146㎞까지 측정됐고 공을 숨겨 나오는 동작이 좋아 한화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SS포토]윤지웅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대현
LG 김대현이 13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NC와 LG의 경기 5회말 선발 윤지웅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양 감독은 “(김)대현이는 구위 자체가 묵직한 편이다. 언젠가는 팀 선발진에 중심 역할을 해야 할 선수다. 2군에서 선발 수업을 쌓아야 하는 투수이지만 야구를 대하는 자세 등이 좋아 (어차피 선발 수업을 받아야 할 선수라면) 1군에서 활용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롱릴리프 개념으로 4경기에 출전해 8.2이닝 1실점으로 가능성을 증명하자 선발로 기회를 준 셈이다. 양 감독은 “체격(188㎝ 100㎏)이 좋아 경기운영 능력만 배운다면 충분히 선발로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실제로 첫 선발등판에서는 투구수 60개를 넘어간 뒤부터 구위가 살짝 떨어지는 약점을 노출했다.

타고투저에 신음하는 KBO리그는 모든 구단이 ‘투수난’을 호소한다. 특히 고졸 1, 2년차 신인 투수 중 즉시전력감을 가진 팀은 손에 꼽을 정도다. 양 감독은 강상수 투수코치와 함께 “좋은 신인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어떻게 키워내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선수들의 장단점, 성향 등을 면밀히 살펴 가능성 있는 투수들은 빨리 1군 경험을 쌓게 하는 것도 동기부여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눈 앞의 성적도 매우 중요하지만 미래자원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 강팀으로 올라서는 시금석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투자할 수 있는 투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팀의 부러움을 사기 충분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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