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프로야구 시범경기 SK 와이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김태형 감독2017. 3. 21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변화를 줘야겠다 싶어 결단을 내렸다. 전적으로 내 느낌으로 한 것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시즌 도중 갑작스런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두산은 18일 한용덕 수석코치에게 1군 투수코치를 겸직하도록 하고 1군 수비코치였던 강석천 코치에게 타격을 맡겼다. 공필성 2군 감독을 1군 수비코치로 올렸고 이강철 2군 투수코치가 2군 감독을 맡는다. 박철우 타격코치와 권명철 투수코치는 잔류군 타격코치와 투수코치로 보직을 바꿨다.

시즌 중 코칭스태프 개편은 아주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문책성 인사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경우 하위권을 전전하는 팀이 분위기 전환용으로 쓰는 일종의 ‘극약처방’인데 두산은 지난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했고 올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시즌 초반 6승 8패로 7위에 처져있지만 두산이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는 거의 없다. 이런 경우에는 일시적인 정체기를 맞은 것으로 보고 여유있게 슬럼프를 빠져나오도록 팀을 끌고 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칭스태프의 보직을 과감하게 변경했다는 점은 심상치 않다. 극약처방으로 단시일에 분위기 쇄신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런 식의 극약처방은 득보다는 실이 많게 마련이다.

김 감독은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코치가 잘한다고 갑자기 공격이나 수비가 좋아지지도 않는다. 팀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고 이 시점에서 한 번 움직여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금 손을 대지 않으면 의외로 시즌 초반의 부진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그는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한쪽이 되면 다른 쪽이 안되고, 한쪽이 풀리면 다른쪽이 막혔다. 굳이 안되는 이유를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는 없다. 아직 시즌은 한참 남아 있는데 단점을 부각시켜서 분위기를 가라앉혀서는 안된다”고 말한 뒤 “신경을 너무 써서 그런지 감기가 떨어지지 않고 더 심해진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지만 그로 인해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쓰면서 팀을 이끌고 있는 김태형 감독이다.

jin@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