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핫스타] '망가녀' 고지현 "내게 딱 맞는 옷을 입은 거죠"
    • 입력2017-04-20 07:00
    • 수정2017-04-2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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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기호기자] 음악을 공부한 여고생은 '남녀공학의 차이'라는 주제로 영상을 제작해 페이스북 계정에 게재한 뒤 인생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그의 영상은 30만명 이상의 네티즌이 시청했고, MCN 회사로부터 Show me the 똘끼'라는 경연대회 참가도 권유받았죠.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 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지만, 주변의 응원과 격려로 용기를 내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유튜브 채널 '망가녀(망가지는 여자의 줄임말)'를 운영하는 고지현(비디오 빌리지·24)은 6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 크리에이터입니다. 리뷰를 비롯해 패러디와 이색 실험 등 다양한 소재로 영상을 제작하는 그는 자신과 네티즌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망가짐도 불사하지 않죠.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카페에서 고지현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 할리우드 스타 에바 그린을 닮은 외모가 눈길을 끕니다.


고지현 : 정말 좋아하는 배우예요. 사람을 빨아들이는 힘과 퇴폐적인 눈매 등 매력이 넘치죠. 저와 정반대 이미지라 더 끌리고. 몸매요? 말할 것도 없죠. 저는 '초딩 몸매'인데(웃음). 활동이 뜸하다가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란 작품으로 복귀했을 때 반가운 마음에 패러디 영상을 만들었어요. 닮았다는 얘기는 화장을 진하게 했을 때 한두 번 정도? 낙타와 개구리처럼 생겼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Q : 실용 음악학과 삼수생이라고 들었어요.


고지현 : 경찰의 꿈을 키우다 고2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어요. 아이돌 지망생 친구를 따라 댄스 학원을 몇 번 갔는데 흥이 나더라고요. 평소 음악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당시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 몇 차례 집을 나왔고, 진심을 담아 A4 용지 일곱 장 분량으로 편지까지 썼는데 소용없었죠. 경제적으로 지원받지 못해 음악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했습니다. 핑계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기 시험을 볼 때마다 감기 탓에 100% 컨디션이 아니었어요. 하고 싶은 게 많은데 갈피를 못 잡으면서 슬럼프를 겪기도 했죠.


Q : 요즘엔 연예 기획사에서 오디션도 자주 진행하는데.


고지현 : 완벽주의에 가까운 성격이에요. 실력에 자신이 없었고,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시간을 끌다 보니 삼수까지 한 거죠. 후회라기보다 한 번쯤 도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Q : 크리에이터로 활동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고지현 : 나이 스물한 살이나 먹은 딸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을 선택하니 마음에 들지 않으셨죠. 국내 한 대기업에서 주최한 대회에서 온라인 FPS 게임을 1인칭 시점으로 패러디해 1등을 차지했어요. 우승 기념 피켓을 들고 집으로 갔는데 아버지께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생 많았다고 안아주시더라고요. 부모님께 처음으로 인정받은 거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죠. '상금 700만원이 적혀 있지 않았다면?'이란 생각에 조금 찝찝하지만요(웃음).


Q : 콘셉트를 망가지는 여자로 잡았습니다.


고지현 : 게임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을 보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면서 재밌게 살잖아요. 같은 길을 걷고 싶었지만, 회사의 반대에 부딪혀 신제품 리뷰를 다뤘습니다. 유튜버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니 특정 분야가 아닌 캐릭터를 살릴 수 있는 콘텐츠에 욕심이 생겼어요. 일과를 마치고 녹초가 된 사람들에게 잠시라도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주고, 이동 통신사의 데이터를 써가면서까지 봐도 아깝지 않은 영상을 만들고 싶었죠.


Q : 영상 속 모습 탓에 오해받는 일이 많을 듯한데요.


고지현 :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우스운 사람은 아니잖아요. 아무 이유 없이 댓글로 공격하거나 무례하게 말하면 냉철하고 딱딱하게 대응해요. 일부 팬은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죠. 실제로 보니 키가 너무 작다고 얘기할 때도 있는데 전 원래 작아요(웃음). 자기 마음대로 그렇게 보고선 저를 탓하니 억울하기도 하고. 크게 봐주니 너무 감사해서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ㅋㅋㅋ. '망가녀'라는 이름 탓에 성인 만화를 다룬다고 생각하는 네티즌도 많습니다. 에로배우로 오해받기도 했고. 지금도 유튜브 검색창에선 채널명이 자동 완성으로 노출되지 않아요.


Q : 실제 성격과 캐릭터 사이 괴리감은 없나요?


고지현 : 초등학교 4학년 때 집단 따돌림당하는 친구를 감싸는 모습이 눈엣가시였는지 괴롭힘을 당했어요. 구타도 수차례 있었고. 당시 상황을 몸이 기억해서 자주 의기소침하고 은둔 생활을 하는데, 카메라 앞에 서면 너무 즐겁고 내 안에 숨어있는 또 다른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어색한 것도 전혀 없으니 영상 속 모습이 원래 성격인 것 같기도 하고. 제게 딱 맞는 옷을 입은 거죠.


Q : 항상 밝은 모습이라 그런 사연이 있는 줄 몰랐네요. 소재를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고지현 : 순간적으로 무언가 떠오르면 기획 없이 곧바로 촬영에 들어가요. 그래서 앞머리가 이 모양이 됐지만(웃음).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처럼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게 포인트예요. 구독자뿐 아니라 저 역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죠. 머리를 쥐어짜서 억지로 미소 짓게 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하려고 해요.


Q : 그렇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을 꼽는다면?


고지현 : 지난해 1월 새해를 맞아 한복을 입고 경복궁에서 셀카 100장을 찍는 미션을 진행했어요. 신선한 소재는 아니지만, 처음으로 외부에서 촬영한 크리에이터다운 영상이죠. 외국인을 포함해 처음 보는 사람과 사진을 찍는 게 유튜브나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이잖아요. 결과를 떠나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만큼 고생도 많이 했고요.


Q : 구독자를 보면 8대 2 비율로 여성 팬이 많습니다.


고지현 : '걸크러쉬'라고 하죠? 털털하고 내숭 없는 모습을 좋게 봐주는 듯해요. 지금은 많이 고쳤지만, 어슬렁어슬렁 팔자로 걸어서 제발 그렇게 걷지 말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죠(웃음). 여학생들이 '언니'라고 부를 때마다 여장부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간혹 댓글에 제가 답변한 걸 캡처해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리는 걸 보면 귀엽기도 하고. 아쉬운 건 아니지만, 남성 팬은 신기할 정도로 없네요.


Q : 염색하는 방법 등 뷰티 영상 반응이 뜨거운데요.


고지현 :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 팬이 많은데, 한창 외모를 꾸미는 데 관심이 많은 때잖아요.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고, 외모에 변화를 줄 때 실패할 확률도 줄일 수 있죠. 사실 주력하는 분야보다 뷰티 영상 반응이 좋아 고민인데, 이를 극복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이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아요.


Q : 실시간 방송으로 네티즌과 소통하는 크리에이터가 많아요.


고지현 : 저 자체로 정신없는데, 댓글창을 보면서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은 듯해요. 말실수할까 봐 걱정도 되고.


Q : 그래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던데.


고지현 : 처음엔 올해 안에 구독자 100만명을 기록하고 멋진 차를 뽑겠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유튜브 채널이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 또래보다 경제적으로 풍족했는데, 가슴 한편이 텅 빈 걸 느꼈죠. '무엇을 위해 이런 노력을 하고 있는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하염없이 찾던 중,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동생에게 도움을 요청했죠. 전도집회 기관과 하계 수양회에 참석한 뒤 살아가는 데 있어 꼭 알아야만 하는 진리를 깨닫고 마음을 비웠어요. 저로 인해 많은 사람이 행복해지길 바랄 뿐, 경제적인 욕심은 없습니다.


Q : 그렇군요. 영화는 혼자 봐야 제맛이란 글을 자주 적는데요. 함께 볼 사람이 없는 건 아닌지.


고지현 :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남자친구가 생겨도 떨어져서 보려고요. 혼자 보면 쩝쩝거리는 소리가 안 들리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잖아요.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편하고(웃음).


Q : 꽃피는 봄이 왔는데 얼른 연애하셔야죠.


고지현 : 재치있고 인성이 좋았으면. 외모요? 눈이 달렸는데 어떻게 안 보겠습니까(웃음).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를 타고 들어갔다가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았어요. 생긴 건 멀쩡한데 엉뚱한 매력을 가진 사람을 굉장히 좋아해요. 여기에 망가지는 것까지 좋아하면 금상첨화죠.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입을 못 열고 눈도 못 마주치는 비애의 짝사랑 전문이라 답답한데, 표현은 잘 못 해도 한 번 좋아하면 다른 사람은 눈에 차지도 않는 일편단심이죠. J 씨의 열렬한 팬인데, 정말 좋아합니다. 듣고 계시나요? ㅅ...사랑...해요....


Q : 좋은 소식 기대할게요. 애완묘 '디오'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


고지현 : 회사 사무실에 지낼 때 정이 많이 들었어요. 최근 자취를 시작했는데 계속 눈앞에 아른거려서 데려왔죠. 힘들 때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소울 메이트 같은 존재예요. 코를 고는 소리마저 아름답고. 서로 좋아하면 닮는다는데 우연히 찍힌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디오'도 나를 좋아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죠.


Q : 최근 '망타쿠(망가녀와 오타쿠의 합성어)'와 파티를 가졌는데요.


고지현 : 첫 파티인 만큼 오랫동안 영상을 봐서 나를 잘 아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열일곱 명을 제한적으로 초대했어요. 댓글로 소통한 사람을 직접 보니 색다르더라고요. 당일 새벽 부산에서 올라오고, 기쁜 마음에 눈물을 흘린 팬까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동했죠. 내가 달려온 길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느꼈고, 책임감도 커졌습니다.


Q :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에 관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고지현 : 내 플랫폼을 통해 음악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종 목표예요. 삼수에서 학업을 중단했지만, 음악에 관한 욕심까지 포기하진 않았거든요. 그 전에 일상 속 모든 것을 아우르는 채널을 구상 중입니다. 크리에이터 '꽁지'처럼 색다른 뷰티를 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단, 시간을 오롯이 영상을 촬영하는 데 사용하고 싶기에 두 개의 채널을 운영하려면 영상 편집자가 필요해요. 함께 일할 생각이 있는 분은 언제든 연락 주세요.



뉴미디어국 jkh113@sportsseoul.com


사진 | 정기호 기자 jkh113@sportsseoul.com, 고지현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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