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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O2O라는 낯선 신조어가 2010년 처음 등장한 지 7년 만에 국내에서 O2O 사업으로 ‘돈을 버는’ 기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많은 O2O 서비스 플랫폼들이 등장했지만 독자적으로 수익을 내는 곳은 거의 없었다. 스타벅스 앱 내 ‘사이렌 오더(Siren Order)’, 카카오톡 메신저 속 ‘카카오택시’도 O2O 서비스지만 독자적인 플랫폼은 아니다. O2O를 기반으로 탄생한 서비스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살아남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게 현실이지만 일찌감치 시장을 개척한 ‘1세대 O2O 기업’들이 흑자전환에 성공해 눈길을 모은다.

‘Online to Offline’의 준말인 O2O는 미국 제휴마케팅 업체인 트라이얼페이(Trialpay)의 설립자 알렉스 람펠(Alex Rampell)이 2010년 테크크런치에 쓴 기고문에서 처음 사용됐다. 그 후 O2O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지만 국내에서는 2012년~2013년도 들어서 O2O 관련 비즈니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1세대 O2O 기업 배달의민족·야놀자·직방의 성공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직방은 각각 해당 업종(우아한형제들-배달, 야놀자-숙박, 직방-부동산)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앞서 선보이며 1세대 O2O 기업으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먼저 ‘배달의민족’으로 잘 알려진 ‘우아한형제들’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2016년) 매출 848억5000만원, 영업이익 24억60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5년 영업손실 249억원을 기록했지만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2015년에 영업손실이 컸던 것은 배달음식 주문 수수료를 완전히 없앤 데 따른 손실액 증가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의 주문 수수료를 1년 반 전에 완전히 없앴고, 현재는 수익의 대부분을 광고 매출로 채우고 있다.

2015년 매출이 495억이었지만 2016년에 848억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배민라이더스(외식배달), 배민프레시(반찬), 배민쿡(식재료와 레시피를 담은 쿠킹박스) 등 사업 다각화의 성과가 수직상승하고 있어 올해 매출 1000억원 돌파가 무난해 보인다.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24억6000만원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야놀자 사옥
지난해 68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야놀자는 올해 매출목표를 1700억원로 잡고 있다. 제공 | 야놀자

2005년 회사를 설립했지만 2011년부터 앱 서비스를 시작한 ‘야놀자(Yanolja)’는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O2O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684억원(연결기준)이며, 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이후 월 단위 흑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도 잘 나타나고 있어 야놀자는 올해 매출 목표를 17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야놀자 한 관계자는 “매월 꾸준히 흑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에는 ‘완전흑자’가 가능하다. 내부적으로도 지난해 매출의 2.5배를 매출목표로 설정한 상태”라고 자신했다.

영업이익 규모는 다소 적지만 부동산 앱 ‘직방’은 2012년 1월부터 앱 서비스를 개시했다. 당시까지 지역 단위로 정보가 제공되던 부동산 시장을 스마트폰에 접목시켜 전국적인 서비스로 통합시켰다. ‘직방’의 주 수익원은 광고이며 지난해 매출 275억원과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

◇시스템 안정화와 신규 서비스로 2017년도 매출증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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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반찬을 공급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신규사업 ‘배민프레시’.  출처 | 배민프레시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 세 O2O 기업의 미래는 무척 밝다. 선점효과가 어느 영역보다 뚜렷한 O2O 시장에서 가장 먼저 서비스를 개시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데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쪽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프레시’로만 2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혼밥·혼술족의 증가로 반찬을 만들어 먹기 어려운 이들이 늘자 양질의 반찬을 정갈하게 소량 포장해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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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앱 내 한 카테고리였던 ‘배민라이더스’도 독립 앱 서비스로 확장됐다. 동네 레스토랑·맛집의 다양한 메뉴 배달뿐만 아니라 라이더 실명제를 도입, 기존 외식 배달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제공 | 우아한형제들

‘야놀자’도 모텔 숙박뿐만 아니라 펜션, 호텔, 게스트하우스 등 종합 숙박사업으로 규모를 키우며 직접 운영하고 있다. 또 가맹관리를 하는 야놀자 프렌차이즈 모텔도 122곳에 달할 정도로 확장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야놀자
‘야놀자’는 모텔 외에도 호텔, 게스트하우스, 펜션 등 숙박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고 오프라인 프렌차이즈 매장에 투자하며 실적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 출처 | 야놀자 홈페이지 화면 캡처

‘직방’은 기존 월세·원룸 시장에 집중되던 서비스 구조에서 벗어나 전세·매매·아파트 시장으로 서비스 영역을 크게 키울 전망이다. 이를 위해 직방은 2015년 12월, 현대판 ‘대동여지도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전국 100세대 이상 아파트와 주상복합 건물을 전수조사했다. 조사 완료된 아파트·주상복합 건물은 총 802만 세대에 달한다.

직방 거주민 리뷰
직방은 원룸 월세 시장에서 아파트 매매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직방은 전국 100세대 이상 아파트를 전수조사하고 관련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직방 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아파트 실 거주민 리뷰.  제공 | 직방

‘우아한형제들’과 ‘야놀자’, ‘직방’의 성공은 후발 O2O 기업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상당수 O2O 서비스들이 사용자 저변 확대를 위해 마케팅에 과도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적자’ 상태다. 사업을 통한 수익이 발생해도 지출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겪고 수익모델을 공고히 한 1세대 O2O 기업들을 보고 후발 업체들도 성공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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