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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2017 프로야구에 뜻밖의 볼거리가 생겼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예상외의 선수들이 깜짝 선두로 타이틀 경쟁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수들의 로망인 방어율 부문에서는 kt 정대현(26)이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대현은 2경기에 등판해 11이닝 동안 9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을 산발시키며 무실점으로 2승을 따내 kt의 시즌 초반 돌풍을 이끌었다. 다승 부문에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어율 ‘0’로 두 경기째 무결점 피칭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엔 확실히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을 듯하다. 정대현은 두산 시절부터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게으른 천재’의 낙인을 피하지 못했다. 오락가락 밸런스가 흔들려 잘 던지는 날과 그렇지 못한 날의 편차가 너무 컸다. 그러나 지난 겨울 두산 시절의 스승이었던 김진욱 감독과 다시 만나게 되면서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그 어느 해보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시즌을 준비했고 그 덕분에 자신만의 밸런스를 찾고 유지하는 방법도 터득했다. 지난해까지와 완전히 다른 투수로 업그레이드된 정대현은 능구렁이처럼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농락하며 100만 달러를 뛰어넘는 몸값을 자랑하는 특급 외국인투수들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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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에는 NC의 영건 장현식이 깜짝 탈삼진 선두에 올랐다. 탈삼진 레이스에서는 많은 이닝을 던지는 선발투수가 절대 유리하다. 그런데 장현식은 올시즌 3경기 가운데 선발등판은 11일 한 경기 뿐임에도 불구하고 21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던 11일 LG전에서는 단 5이닝만에 9개의 삼진을 잡았다. 최고 구속 149㎞의 직구의 구위도 빼어났지만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헛스윙을 끌어내기에 제격이었다. 2위인 LG 차우찬(17개)은 선발로만 2경기 13.1이닝을 던졌지만 장현식은 그보다 적은 12이닝을 던지고도 4개나 더 많은 삼진을 잡았다. 이닝당 1.75개로 9이닝을 완투한다면 15~16개의 삼진을 기록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페이스다. 3위였던 SK 메릴 켈리가 12일 SK전에서 11개의 삼진을 추가해 27개의 탈삼진으로 장현식을 추월했지만 장현식이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할 경우 당분간 탈삼진 레이스에서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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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쪽에서는 도루 부문 1위에 낯선 이름이 자리했다. NC를 대표하는 거포 나성범과 로저 버나디나(KIA)가 4개의 도루로 박건우, 오재원(이상 두산), 김강민(SK) 등에 1개 차로 앞서있다. 나성범은 네 차례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켜 성공률도 100%다. 나성범은 2015년 23개의 도루를 기록해 20-20클럽에 가입한 적이 있지만 ‘도루왕’을 노릴 정도는 아니다. 도루보다는 더 많은 홈런을 터뜨릴 수 있는 파워히터지만 올시즌엔 홈런에 앞서 도루 4개를 먼저 기록한 뒤 12일 LG전에서야 시즌 첫 홈런포를 가동했다. 그만큼 그가 ‘뛰는 야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방증이다. 나성범은 “지난해에는 에릭 테임즈가 워낙 앞에서 잘해서 많이 뛰지 않았지만 올해는 적극적인 주루로 뛰는 야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언제까지 선두를 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극적으로 뛰어야 4, 5번 타자에게 기회가 돌아간다”며 날마다 유니폼이 흙투성이가 되도록 뛰어다니는 나성범이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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