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적+적극성…'17~18호골' 손흥민, 아시아 공격수 편견 깨뜨리다
    • 입력2017-04-10 05:59
    • 수정2017-04-1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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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왓포드전에서 시즌 17~18호골을 쏘아올린 토트넘 손흥민. 캡처 | 토트넘 페이스북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전반 44분. 페널티박스 정면 약 25m 지점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아 유연하게 오른쪽으로 턴 한 뒤 미사일 같은 왼발 중거리포로 골문을 가른다. 그리고 후반 9분. 오른쪽에서 날아온 크로스 때 문전으로 번개같이 달려들어 오른발 발리슛으로 멀티골에 성공했다. 토트넘 손흥민(25)이 리그 3경기 연속골이자 리그 10,11호 골을 연달아 쏘아 올리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한 아시아 선수 최초로 한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FA컵(6골)과 유럽 챔피언스리그(1골)를 포함하면 올 시즌 17,18호골째를 달성, 차범근 전 감독이 지난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달성한 아시아 선수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 골인 19골에도 1골 차로 다가섰다. 우상을 넘어 아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향해 발걸음을 계속하게 됐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끝난 2016~2017시즌 EPL 31라운드 왓포드와 홈경기에서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두 골을 넣으며 4-0 대승을 견인했다. 델레 알리의 선제골도 돕는 활약을 펼쳐 2골 1도움을 기록, 영국 공영방송 ‘BBC’등 현지 다수 언론의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그는 이날 후반 막판 조슈아 오노마와 교체로 물러날 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품에 안겨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벤치에 앉아서도 하늘을 바라봤는데 경기 후 토트넘 구단과 인터뷰에서 “내 인생 첫번째 EPL 해트트릭을 하고 싶었다”며 “(교체 돼)약간 아쉽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한 달 사이 7골…‘리그 득점 톱10’ 보인다
손흥민은 지난 달 12일 밀월(3부)과 FA컵 8강전에서 잉글랜드 진출 이후 첫 해트트릭을 쏘아올렸다. 그리고 최근 번리, 스완지시티, 왓포드전까지 리그 3경기에서 4골을 몰아넣으며 한 달 사이 7골이나 득점 숫자를 늘렸다. 차 전 감독의 유럽리그 득점 신기록 경신도 초읽기에 다가섰지만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건 EPL 역사상 아시아 선수가 처음으로 득점 순위 톱10에 진입하느냐다. 리그 11골을 기록 중인 그는 페르난도 요렌테(스완지시티) 크리스티안 벤테케(크리스털 팰리스)와 함께 공동 12위를 기록 중이다. 13골로 공동 10위를 달리는 사디오 마네(리버풀) 조슈아 킹(본머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앞으로 리그 7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톱10 진입 도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지난 2014~2015시즌 기성용(스완지시티)이 8골로 아시아 선수 최다득점 기록을 세웠을 때도 공동 27위에 그쳤다. 기성용을 넘어선 가운데 손흥민이 유럽 최상위리그로 불리는 EPL에서 득점 톱10에 진입한다면 아시아 공격수에 대한 지긋한 편견을 깨뜨릴 계기가 된다. 현재 득점 선두는 로멜루 루카쿠(에버턴)도 21골이다. 손흥민은 올해 리그 27경기, 1523분을 뛰었다. 시즌 중반 조커로 활약한 적이 많아 분당 득점으로 따지면 138분당 1골이다. 이날 주포 해리 케인이 부상에 돌아와 후반 교체 자원으로 뛰며 손흥민 입지 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으나 최근 흐름으로는 손흥민을 선발진에서 빼기는 쉽지 않다. 선두 첼시(승점 72)에 승점 7 차이를 유지 중인 토트넘(승점 65)으로서는 역전 우승의 희망을 품는 가운데 컨디션이 좋은 골잡이들을 최대한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즉 손흥민의 분당 득점 흐름으로 환산할 때 8경기에서 최소 4골 이상을 기대해볼 수 있다. 지난 두 시즌 득점 10위에 해당하는 골 숫자는 12~13골이다. 손흥민으로서는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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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왓포드전 득점 세리머니. 캡처 | 토트넘 페이스북

◇쾌조의 컨디션…‘골의 질’이 말한다
올 시즌 손흥민의 골 감각은 유럽 커리어 7시즌을 통틀어 최상이라고 표현할 만하다. 지난 2014~2015시즌 독일 레버쿠젠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며 17골을 넣을 땐 187분당 1골을 기록했다. 그때보다 주전 기회가 비교적 적었던 올 시즌 한 단계 수준 높은 리그로 불리는 EPL에서 골 시계가 빨리진 것을 알 수 있다. 골 장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18골을 넣을 때 왼발로 8골, 오른발로 10골을 해냈을 만큼 양발을 고루게 사용했다. 또 이날 왓포드전에서 첫 골을 넣을 땐 시즌 들어 가장 먼 거리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패스를 받는 동작서부터 골까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움직인 뒤 왼발로 강하게 때렸는데 안쪽으로 감겨 활처럼 휘어 들어갔다. 그만큼 손흥민의 감각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다. 또 후반 멀티골을 만들 때도 정지된 상황이 아닌 문전으로 달려들며 오른발 발리슛을 꽂아 자신감을 느끼게 했다.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올 시즌 초반까지 손흥민이 팀에 적응하지 못하며 겉돌 때 포체티노 감독은 “팀엔 더 적극적이고 직선적으로 움직이는 공격수가 필요하다”며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나 손흥민 등은 발에 떨어지는 공을 선호한다. 수비진을 흔들고 깰 유형의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손흥민이 올 시즌 토트넘에서 거듭난 건 이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변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이날 골 장면에서도 공의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직선적으로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물러나게 한 뒤 과감한 슛을 시도한 첫 골 장면이 돋보였고 두 번째 골 역시 공간을 찾아가며 움직이는 적극성으로 해결했다. 아시아 공격수 편견을 깨고 독일 시절보다 확실히 발전했음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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