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75) 한화 이글스 감독과 박종훈(58) 단장이 또 충돌했다.

 충돌 이유는 지엽적으로는 ‘2군 선수의 1군 동행 훈련’ 문제이지만 결국 ‘1군 감독의 권한’에 대한 견해차다.

 김성근 감독은 2일 구단에 “경기가 없는 3일 퓨처스(2군) 소속 투수 4명을 대전으로 불러 훈련하게 하고 싶다”며 “1군 엔트리 등록 여부를 결정하고 나머지 선수는 퓨처스리그 일정에 맞춰 돌려보내겠다”고 요청했다.

 김 감독은 대전에서 열리는 주중 홈 3연전(4∼6일) NC 다이노스와 경기에 앞서 왼손 투수 등으로 불펜을 보강하려 한다.

 후보는 네 명이었고, 직접 눈으로 보고 한 명 혹은 두 명을 1군 엔트리에 넣고자 했다.

 하지만 보고를 받은 박종훈 단장이 불가 결정을 내렸다.

 박 단장은 “김성근 감독이 1군만 전담하는 건 이미 합의된 사항이다. ‘육성은 구단이 전담한다’는 기준에 맞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박 단장의 결정에 김 감독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김 감독은 “두산과 3연전을 치르면서 좌완 불펜이 한 명(박정진)뿐이어서 아쉬움을 느꼈다. 좌완 불펜을 추가하기 위해 어떤 선수가 현재 좋은 구위를 지녔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며 “이제 1군 엔트리는 변경하지 말라는 뜻인가. 아니면 2군 감독이나 구단이 추천한 선수만 1군으로 올려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우리는 승리하기 위해 싸운다. 1군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하는데, 왜 구단이 그걸 막는가”라며 “정말 구단은 이기고 싶어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 오해도 있었다.

 김 감독은 “1군에 등록하지 않은 선수는 퓨처스리그 경기에 맞춰 돌려보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박 단장은 “2군 투수를 1군 선수단에 꽤 오랜 기간 동행하면서 훈련하려는 의도로 들었다”며 “우리 구단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육성을 진행한다. 지금 감독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기준이 무너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1, 2명 정도는 단기적으로 1군과 동행할 수 있다. 1군 주력 선수가 단기간에 치료가 가능한 부상을 당했을 경우도 1군 동행이 가능하다”며 “이 외에는 육성을 전담하는 구단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현재 퓨처스에서 뛰는 선수들도 장기적으로는 1군에서 통하는 선수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당장 1군에서 뛸 선수를 1군 사령탑이 직접 확인하는 게 거부당할 일인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성근 감독과 박종훈 단장의 의견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박종훈 단장을 영입하며 보도자료에 ‘김성근 감독은 1군 사령탑 역할에 집중하도록 한다’고 명시했다. 김 감독의 ‘권한 축소’를 시사한 부분이다.

 이후 곳곳에서 현장과 프런트가 충돌했다.

 가장 큰 논란은 ‘감독과 단장의 경계선’이다.

 한화 구단은 1군과 2군·육성군을 명확하게 구분하려 한다. 기준을 만드는 과정에서 현장과 충돌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프런트와 싸우자는 게 아니다. 현장의 일, 프런트의 일을 서로 잘 해나가자는 의미”라며 “1군 엔트리 등록·말소, 선수 훈련 부분은 현장의 일 아닌가”라고 했다.

 박 단장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