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3)김과장 엔딩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드라마와 예능들이 웹툰과 콜라보 향연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웹툰 원작 드라마를 만드는 등 웹툰에서 소재를 찾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드라마 장면에 웹툰을 끌어오고, 드라마를 만들기 전에 웹툰을 먼저 내놓으며 팬을 확보하고 있다. 예능에서도 웹툰작가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다양한 예능 나들이로 TV스타로 거듭나고 있는 웹툰작가들의 주무대는 더이상 웹과 모바일로 국한되지 않는다. 방송과 웹툰의 콜라보가 봄꽃처럼 ‘만발’하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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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김과장’ 포스터. 제공|로고스필름

◇웹툰 콜라보, 실험에서 성공으로

수목극장 정상을 달리고 있는 KBS2 ‘김과장’은 매회 오프닝과 엔딩 장면에 ‘그림왕양치기’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인기 웹툰작가 양경수의 그림을 내보내며 인기를 더하고 있다. 특히 엔딩에 그날 방송 중 핵심장면을 그림으로 옮겨 마무리해 드라마 흥행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김과장’의 한 관계자는 “‘김과장’의 인기는 사이다 전개가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드라마를 차별화하고 인기를 더 높인 요인으로 웹툰도 있다. 특히 초반 ‘김과장’이 선전하는데 큰 효과가 있었다. 무엇보다 엔딩 장면으로 인해서 그날 줄거리가 딱 정리되는 느낌이다. 그날 주요장면을 그림으로 정리해줌으로써 시청자로서는 드라마에 대한 이해가 더 높아지고, 드라마 자체로는 완성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밝혔다.

오프닝과 엔딩 장면 등으로 인해 ‘김과장’은 웹툰 원작 드라마로 오인받기도 한다. ‘김과장’ 시청자들 중 “원작 웹툰을 찾아봐야겠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과장’은 드라마에 웹툰을 덧입힌 ‘콜라보레이션’이다. 이 관계자는 “원래도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웹툰으로 인기를 끈 작가여서 ‘김과장’과 어울린다는 생각에 이번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래서 제작발표회에도 양 작가가 함께 나섰다. ‘드라마 찍기도 바쁜데 굳이 이런거까지 해야해?’라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포기할 수도 있는 아이디어였을 수도 있는데, 밀고 나가서 관철했다는 점에서 높이 봐줘야한다”고 밝혔다.

드라마와 웹툰의 콜라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tvN ‘피리부는 사나이’가 방영을 앞두고 드라마 홍보를 위해 인기 웹툰작가 이말년의 그림으로 웹툰을 제작해 관심을 끌었고,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는 양경수 작가와 콜라보레이션으로 4부작 웹툰을 선보인 바 있다. tvN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는 2015년 만화 스토리 작가 데뷔작으로 내놓았던 ‘신의 나라’를 조만간 넷플릭스에서 ‘킹덤’이라는 드라마로 내놓을 예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처럼 드라마들이 웹툰을 여러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된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한 방송관계자는 “포털사이트 관계자와도 이야기를 하면서 알게 된 게 웹툰을 보는 사람들이 읽는 기사들, 어떤 특정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방송 기사들이 데이터로 드러나는 것 같다. 그 얘기는 웹툰을 보는 사람이 드라마와 예능의 소비자여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웹툰에서 익숙해진 그림이나 언어가 TV로 나오면 더 친근감을 가지고 보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주호민&김풍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주호민(왼쪽)과 김풍. 제공|MBC

◇모바일 세대와 친한 웹툰 활용 “당연”

웹툰과의 콜라보는 예능에서도 활발하다. 지난해 여름 MBC ‘무한도전’은 인기 웹툰작가 6명과 멤버들이 함께 프로젝트 ‘릴레이툰’을 실시했다. 웹툰 제작과정이 방송으로 구체적으로 조명되고, 무도 멤버들의 캐릭터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내며 포털사이트에서 인기 웹툰으로 자리잡기까지 했다.

또한, ‘무한도전’에 등장한 웹툰작가들은 얼굴도 알려지며 현재도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다. 기안84는 KBS2 ‘해피투게더3’에 이어서 MBC ‘나 혼자 산다’에 고정출연하며 예능인으로 거듭났고, ‘파괴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주호민 작가는 요즘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또 다른 웹툰작가 김풍과 함께 재미를 주고 있다.

웹툰 작가들의 예능 출연 퍼레이드에 대해 방송 관계자들은 “당연하다”는 시선이다. 한 관계자는 “예능도 신선한 소재와 참신한 게스트가 계속 필요한데, 만화적 상상력이 풍부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도 있는 웹툰 작가들이라면 예능 프로그램에서 서로 모셔가고 싶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송관계자는 “요즘은 대중들이 방송보다 웹툰과 더 친할 수도 있다. 매일 출퇴근 하면서 모바일로 웹툰을 보고, 방송도 짧게 편집된 ‘짤’을 모바일로 보고는 그걸 방송 다 봤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는 웹툰이 방송보다 더 친밀도가 높은 콘텐츠다. 그러니 내가 보는 웹툰 그림이 드라마와 예능으로 나오면 더 친근감 있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 걸 모르지 않는 방송제작진이 웹툰과 웹툰 작가를 적극적으로 기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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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공조7’ 포스터. 제공|CJ E&M

그런 가운데 26일 첫 방송하는 tvN ‘공조7’도 얼마전 출연자들의 캐리커처로 된 포스터를 선보여 어떤 웹툰 작가의 그림일까 궁금증을 일으켰다. 각 캐릭터의 성격을 대변하는 표정과 특징을 부각시킨 캐리커쳐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고, 발그레한 분홍색 볼터치가 일곱 남자의 예측불가능한 브로맨스를 예고해 큰 관심을 끈 것. 이에 대해 ‘공조7’ 측은 “캐리커처는 tvN 브랜드디자인팀에서 그렸다. 티저 예고를 만들면서 캐리커처를 그리게 됐는데, 티저 반응이 좋아 포스터로도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cho@sportsseoul.com

사진| 로고스필름·MBC·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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